오 전 장관 입당 놓고 고심 거듭…이 전 수석 '잠행 언제까지'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시간에 쫓기고 있다.
오 전 장관은 민주당 입당을 놓고, 이 전 수석은 출마 선언을 놓고 막판 초읽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부산 정가에서는 이들이 늦어도 내년 1월 중순까지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면 부산시장 출마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30일 민주당 부산시당에 따르면 오 전 장관은 그동안 두 차례 민주당 입당을 검토했지만 입당 서류를 접수하기 직전에 마음을 돌렸다.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 부산캠프에서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하며 문 대통령 당선에 공을 세운 그가 입당을 머뭇거리는 이유는 경선에서 승리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 단체장 선거 경선은 당원 50%와 시민여론 50%로 치러진다. 당원 확보에서 취약한 그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경선에 나올 경우 이길 확률은 더 떨어진다. 2014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김 장관의 양보로 오 전 장관이 최종 부산시장 후보로 나섰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나선 김 장관은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에 맞서기 위해서는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후보를 자진 사퇴했다.
이번에는 어떻게 보면 오 전 장관이 후보를 '양보'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나서는 것도 큰 부담이다.
1월 중에 그가 입당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 내 공천 일정과 2월 13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이 이뤄지는 선거사무 일정을 감안하면 그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이호철 전 수석은 부산시장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강요'받고 있다.
지난 9월 추석 이후 친노(친 노무현), 친문(친 문재인) 등 그의 주변에서 그를 부산시장 출마 후보로 애드벌룬을 띄운 후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이른바 3철(이 전 수석, 전해철 의원,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중 전해철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출마 결심을 굳혔고, 양 전 비서관은 최근 "더 모질게 권력과 거리를 둘 것"이라며 정치에 당분간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이제 남은 사람은 이 전 수석이다.
그의 지지모임인 '뷰티플부산'과 '이호철 서포터즈 팬클럽'은 1월 1일 금정산에 올라 부산 부활을 염원하는 새해 부산시민 소망기원제를 열고 그의 부산시장 출마를 촉구할 예정이다.
부산 정가에서는 이 전 수석이 더이상 잠행을 계속할 경우 지지세력의 분산과 함께 중도층로부터도 외면을 받는 등 민주당에 손실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민주당 부산시당 안팎에서는 이 전 수석이 머지않은 시기에 부산시장 선거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한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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