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화제인 국악인들이 있다. '조선의 아이돌'이라 불리는 민요 록밴드 '씽씽'(Ssing Ssing)이다.
씽씽은 지난 9월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의 간판 프로그램인 '작은 책상 콘서트'(Tiny Desk Concert)에 초대됐다. 아델, 존 레전드, 요요마, 미겔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다녀간 이 무대에 한국 팀이 선 건 처음이었다.
소리꾼 이희문·신승태·추다혜와 음악감독 장영규(베이스), 드러머 이철희, 기타리스트 이태원으로 구성된 씽씽은 베틀가, 오봉산타령, 한강수타령, 개구리타령을 엮은 '민요 메들리' 등을 선보였다.
공연 영상은 해외에서 먼저 입소문을 타더니 석 달 만인 30일 유튜브 조회수 108만 건을 넘겼다. 우리 민요에 글램 록을 얹은 파격적인 조합은 국악보다 힙합, EDM(일렉트로닉댄스뮤직)에 익숙하던 젊은 누리꾼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화제가 된 건 성별을 가늠할 수 없는 화려한 분장이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갓 튀어나온 것 같은 가발과 중성적인 패션은 보는 이의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에 대해 리드 싱어 이희문은 NPR과 인터뷰에서 "한국 전통문화의 남자 무당인 '박수'에서 콘셉트를 차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수는 남성의 몸이지만 남녀 모두의 영혼을 매개하는 중간자적 존재로서 단일한 성(性)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난 여성 캐릭터를 연기할 때 내가 남자 소리꾼이라는 사실을 극복하고 중성적인 느낌을 끌어내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씽씽은 내년 2월 서울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 예정이며, 3월에는 북미 최대 음악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이하 SXSW) 무대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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