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1차 결선까지 진출
0.06초 차로 월드컵 4위 했지만 '아쉬움보다는 자신감'
(평창=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최근 설상 종목 올림픽 메달 후보로 급부상한 최재우(23)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약 1개월 정도 앞두고 자신감이 부쩍 향상됐다고 밝혔다.
최재우는 29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기자들과 만나 "월드컵 4위에 오르면서 기분도 좋고 특히 자신감이 올라가서 훈련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재우는 21일과 22일 중국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월드컵 남자 모굴에서 이틀 연속 4위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2015년 미국 월드컵에서도 4위를 기록한 최재우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월드컵 무대에서 4위에 오르며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부풀렸다.
최재우는 특히 22일 경기에서는 마지막 결선 레이스를 마친 뒤 주먹을 불끈 쥐어 보여 메달권 진입에 대해 기대도 하게 했지만 결과는 3위에 불과 0.06점 뒤진 4위였다.
당시를 회상한 최재우는 "사실 그때 살짝 메달을 기대했지만 첫 점프에서 다소 실수가 있었고 그게 머리에 계속 남았던 것이 문제였다"며 "예선 레이스 때는 무의식 속에서 레이스를 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는데 역시 머릿속에 생각이 많으면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하지만 메달을 못 따서 아쉽다기보다는 4위로 인해 얻은 자신감이 더 크다"며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위한 '계시'로 삼겠다"고 낙관했다.
최재우는 "2015년에 처음 월드컵 4위를 했을 때는 너무 들떠서 다음날 바로 부상을 당했다"며 "이번에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그런 분위기 조절에도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최재우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스키 종목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다.
스노보드 알파인의 이상호(22)도 메달 가능성을 타진하는 가운데 경기 일정상 최재우가 먼저 경기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최재우는 "세계적으로 잘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그 선수들을 신경 쓰기보다 제 할 것에 집중하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림픽을 대비한 새로운 기술을 묻는 말에는 "새 기술을 연마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었다"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제가 준비한 것들을 잘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1월 6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출전할 예정인 그는 "월드컵에서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주눅이 들 필요는 없다"며 "올림픽 역시 중요한 대회지만 너무 거기에만 목을 매고 그러지는 않고 싶다"고 설명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결선 1라운드까지 오르며 선전한 그는 "4년 전 준비 과정이나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며 "올해 초까지 슬럼프도 겪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이겨낸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2위에 올랐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연습 때만 잘 되고 실전에서는 뭐가 하나도 안 되는 시기의 연속이었다"고 돌아보며 "제가 잘했을 때인 고등학교 졸업 시기에 세계선수권 5위 당시를 떠올리며 슬럼프 탈출을 위해 애썼다"고 털어놨다.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좋아하는 자동차도 팔고, 사람 만나는 것도 줄이면서 노력했다"고 입술을 깨문 최재우는 "남은 기간에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올림픽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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