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남재준 측근 작성 메모파일서 같은 날 지시 확인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이 이명박 정부의 아랍에미리트공화국(UAE) 원전 수출 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와 관련한 의혹을 조사한 정황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파악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지난 11월 남재준 전 국정원장의 최측근이던 오모씨에게서 확보한 '남 전 원장 지시 사항 메모 파일'에서 남 전 원장이 'UAE 원전의 이면계약이 있었는지 조사하라'는 지시를 한 같은 날 '리베이트 200만 달러 은닉설'도 확인해보라고 한 사실을 파악했다.
메모 파일에는 리베이트를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 등은 적혀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전 공사 규모가 200억 달러가 넘는 점이나 '은닉'이란 단어가 쓰인 점에서 UAE 측에 리베이트로 건넨 돈이라기보다는 당시 국정원을 이끈 원세훈 전 원장의 원전 수주 과정에서 개인 비위 의혹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오씨가 남 전 원장의 지시를 엑셀에 기록한 메모 파일은 남 전 원장이 장호중 당시 감찰실장에게 '이명박 정부 시절 UAE 원전 수출 과정에서 폐연료봉과 핵폐기물을 국내에 반입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이면계약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해보라'는 지시 사항이 적혀 있는 사실이 드러나며 정치적·외교적 파장을 불렀다.
남 전 원장은 당시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요청으로 이 같은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은 이 같은 내용이 국정원의 불법 국내 정치 관여 등 현재 적폐 수사 대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수사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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