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 달러 강세, 신흥시장 최대 리스크"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올해 글로벌 달러는 약세 흐름을 탔다. 달러화 가치는 3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연초 1,208원 선에서 연말 1,070원 선으로 약 138원 주저앉았다.
투자자들은 '약(弱) 달러'에 베팅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적자 축소를 위해 달러가치 하락을 용인했다. 내년에도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렇지만 언제든 달러 강세로 돌아설 수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신흥시장의 내년도 리스크 요인으로 '강(强) 달러' 변수를 꼽았다.
예상을 뒤집고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한다면, 그동안 달러 약세 속에 신흥시장에 몰렸던 투자자금이 갑작스럽게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가 관건이다.
현재로서는 기준금리를 내년에도 0.25%포인트씩 3차례 인상하고 점진적인 보유자산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그렇지만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2%에 근접하면 통화 긴축의 속도를 높이면서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WSJ은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편도 달러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국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본국으로 송금할 때 부과되는 '송환세'(repatriation tax)가 대폭 인하된 탓에 대규모 달러 자금이 미국 본토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05년에도 송환세가 인하되면서 달러화 가치가 13%가량 치솟은 전례가 있다.
WSJ은 "달러화가 내년에 강세로 돌아설지는 불분명하고 약세를 뒷받침하는 요인들도 여럿 있다"면서 "그렇지만 갑작스러운 달러 강세가 나타난다면 신흥시장을 망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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