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제품 이전' 삼정2호·라이트하우스호 안보리 제재서 빠져

입력 2017-12-30 02:05  

'정유제품 이전' 삼정2호·라이트하우스호 안보리 제재서 빠져
미국이 요청한 10척중 북한 선박 3척 등 총 4척만 블랙리스트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공해 상에서 정유제품을 주고받다 적발된 홍콩 선적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와 북한 선박 '삼정 2호'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 블랙리스트에서 빠진 것으로 29일(현지시간) 전해졌다.
유엔 소식통에 따르면 안보리는 미국이 불법활동 혐의로 블랙리스트 지정을 요구한 10척의 선박 가운데 '릉라 2호·을지봉 6호· 례성강 1호' 등 북한 선박 3척과 팔라우 선적으로 알려진 '빌리언스 No.18호' 등 4척에 대해 전날 밤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안보리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선박은 회원국의 항구에 입항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한국 정부에 의해 안보리 결의 위반이 명확히 공개된 북한 선박 삼정 2호와 홍콩 선적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는 제재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는 대만 소재 기업인 빌리언스벙커그룹이 임대해 사용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전날 유엔 소식통을 인용해 안보리가 10척 가운데 릉라 2호·을지봉 6호· 례성강 1호는 물론 삼정 2호 등 총 4척의 북한 선박을 블랙리스트로 지정했다고 보도했지만 이중 삼정 2호가 빠지고 빌리언스 No.18호가 추가된 셈이다.
북한 선박이 아닌 나머지 카이샹(Kai Xiang), 신성하이(Xin Sheng Hai), 위위안(Yu Yuan), 글로리 호프 1 등도 블랙리스트 지정에서 제외됐다. AFP통신은 북한 선박 외에 나머지 선박의 선적은 중국, 홍콩, 파나마, 토고, 팔라우, 벨리즈 등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29일 여수항에서 출항한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가 10월 19일 공해상에서 삼정 2호에 정유제품을 선박 간 이전(ship to ship) 방식으로 이전한 것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여수항에 다시 입항한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를 안보리 결의에 따라 억류 조치했다.
삼정 2호와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를 포함해 나머지 선박들이 블랙리스트 지정에서 제외된 것은 중국을 비롯한 관련국의 반대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AFP통신은 전날 나머지 선박에 대해서는 중국이 블랙리스트 지정에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려면 안보리 15개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빌리언스 No.18호는 례성강 1호에 유류를 이전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례성강 1호가 서해 상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서 금지한 선박 간 환적을 하는 위성 사진(10월 19일 촬영)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안보리 결의는 어떤 물품에 대해서도 북한 선박과 선박 간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
릉라 2호와 을지봉 6호는 안보리 결의가 금지하는 다른 불법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lkw77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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