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연합뉴스) 한무선 김준범 기자 = "평생 청도에서 살면서 올해처럼 비 구경을 못 한 적이 없습니다."
지난 29일 경북 청도군 운문면 운문호 인근에서 거주하는 A씨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여름부터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던 탓에 운문호는 가장자리를 그대로 드러냈고 물이 흐르던 자리에는 흙과 자갈만이 남았다.
수위 측정을 위해 기둥에 표시해 둔 눈금은 제 할 일을 잃었다.
한국수자원공사 운문권관리단에 따르면 이달 28일 기준 운문댐 수위는 125.42m다. 취수할 수 있는 최저 수위인 122m까지 내려가기 직전이다.
경북 경산·영천·청도와 대구 동·수성구 주민 식수원인 운문댐이 극심한 가뭄으로 저수율이 1996년 준공 이래 최저 상태를 나타냈다.
이달 28일 기준 저수율은 11.8%로 지난해 비슷한 시기 62%에 한참 못 미친다. 올해 경북지역 강수량이 작년과 비교해 50∼70%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저수량은 1천895만t으로 지난해 1억t과 비교하면 약 20% 선에 그친다.
대구시는 이대로 가다간 동·수성구에 수돗물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금호강 비상공급시설 착공에 들어갔다.
식수난뿐 아니라 농업, 관광업 등에서도 갖은 어려움으로 지역경제에 타격이 우려된다.
운문면 방지리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한 60대는 "올해는 지하수를 끌어와 농작물을 키웠다"며 "비도 없고 눈도 없으니 내년에는 농사가 어떻게 될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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