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후원회 모금, 정의당 '개미군단'이 민주당 '100만당원' 역전

입력 2017-12-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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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후원회 모금, 정의당 '개미군단'이 민주당 '100만당원' 역전
정의당 6억원·민주당 5억원 돌파 성과…지도부 주도 홍보 효과
바른정당 4천500만원…국민의당·한국당은 "내년부터"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고상민 기자 = 정의당 중앙당 후원회가 올해 국내 정당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정의당에 따르면 정의당 후원회는 지난 29일까지 6억3천640만 원을 모금했다. 후원자는 6천482명으로, 1인당 후원금액은 9만8천 원이었다.
이는 '100만 당원'을 자랑하는 더불어민주당 후원회가 30일까지 5억6만 원을 모은 것보다 많은 수치다. 민주당 후원자는 5천556명으로, 1인당 후원금액은 9만 원이었다.
정의당 후원회는 27일까지만 해도 민주당 후원회보다 모금액이 200만 원가량 적었으나, 불과 며칠 사이 역전해 1억 원 넘게 격차를 벌렸다.
당원이 3만5천 명에 불과한 정의당의 이런 성과는 '개미군단'으로 불리는 일반 시민들의 소액 후원과 노동조합원들의 자발적인 단체 후원 덕분으로 분석된다.
지난 대선 기간에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당시 문재인 후보(13억7천610만 원)보다 많은 14억9천763만 원을 모아 후보 가운데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500만 원 이상 고액 후원자는 1명도 없었다.
정의당은 지난 9월 중앙당 후원회를 출범하고 '차카오페이'(착한정치·착한후원+페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홍보 활동을 벌여왔다.
이정미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심상정 전 대표는 노동조합이 있는 전국의 사업장을 순회하면서 모금 활동을 했다. 이들은 율동을 하며 후원을 독려하는 홍보 동영상도 촬영했다.
정의당은 또 후원 전용 자동응답 전화를 개통하고 당 홈페이지도 후원회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매일노동뉴스 등 노동자들이 많이 보는 신문에 지면 광고를 내기도 했다.
신장식 사무총장은 "정의당의 역할에 대한 국민 기대가 있었고, 당원들도 지인들에게 후원회를 알리는 등 열심히 뛰어줬다"며 "노동자들이 십시일반 후원해준 것도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정의당은 올해 6억 원 정도의 모금으로는 만족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비교섭단체로 국고보조금이 적은 편이어서 후원금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정의당 후원회 관계자는 "다른 당은 후보들이 돈 내서 선거하는 경우도 많은데 우리는 당이 돈을 낸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들의 후원이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후원회 역시 정의당에 막판 역전을 당하기는 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은 지난 10월 중순 당내 최다선(7선)인 이해찬 의원을 회장으로 중앙당 후원회를 결성한 후 '더치페이'(더불어민주당 치어업 페이)라는 이름으로 후원회를 브랜드화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개인이 낼 수 있는 최고액인 500만 원을 쾌척하며 후원회 활성화를 독려했다. 추미애 대표와 의원들도 광고 동영상에 직접 출연해 입소문을 냈다.
민주당 후원회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100억 원 모금'이라는 상징적인 수치를 내세우며, 홍보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후원회 간사인 김현 대변인은 "소속 의원이 121명이나 되다 보니 지지자들이 개별 의원들에 후원하느라 당에 후원을 못 한 경우도 있었다"며 "내년부터는 더 분발해서 지지와 참여를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중앙당 후원회를 아직 출범하지 않았다. 당 안팎 인사로 후원회 구성을 서둘러 이르면 내년 초 조직을 가동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은 이달 초 후원회 문을 열었으나,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둘러싼 내홍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지는 못했다. 그동안의 후원금 액수도 공개하지 않았다.
바른정당은 지난 7월 원내 정당 가운데 가장 먼저 중앙당 후원회를 설치해 연말까지 약 4천500만 원을 모금했다. 소속 의원들이 집단 탈당한 11월에만 3천여만 원이 한꺼번에 들어와 눈길을 끌었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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