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증여 작년 11월까지 8만 건 육박…역대 최대 전망
2년 연속 100만 건 넘었던 매매는 지난해 90만 건 안팎 그칠 듯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로 지난해 주택 매매거래는 전년보다 감소한 반면 증여 건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와 양도소득세 중과 등으로 집을 사고팔기 어렵게 되면서 매매는 감소하고, 부담부 증여 등의 형태로 자녀 등에 재산을 넘기는 증여는 늘어난 것이다.
1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공개한 지난해 1∼11월 전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87만5천458건으로 2016년 동기(1∼11월)의 96만4천468건 대비 9.23% 감소했다.
새 정부 들어 6·19대책, 8·2대책 등 잇단 대출·세금 강화 정책으로 매도자는 주택 매도 시기를 늦추고, 매수자는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망하면서 거래가 줄어든 것이다. 대출 축소로 매수자의 주택 구입비용 부담이 커진 것도 거래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가 집중된 서울의 경우 작년 11월까지 누적 매매거래량이 17만4천57건으로 전년 동기(19만6천261건)보다 11.3% 감소했다.
경기도는 작년 11월까지 22만9천486건이 거래돼 2016년 동기(25만3천955건) 대비 9.64% 줄었고, 부산은 6만8천564건으로 전년(8만7천708건)보다 21.8%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100만 건을 넘었던 주택 거래량은 2017년 들어 90만 건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반면 주택 증여 건수는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작년 11월까지 누적 증여 건수는 총 7만9천364건으로 전년 동기(7만1천340건) 대비 11.3% 증가했다.
이는 또 주택 증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6년 1년치 증여 건수(8만957건)에도 육박한 것이어서 12월 증여 거래량까지 합하면 지난해 증여 건수가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공산이 크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매매는 줄었지만, 증여는 11월까지 1만2천759건으로 전년 동기(1만1천588건)보다 10.1% 늘었다.
강남권에서 강남구와 송파구의 증여가 2016년 대비 각각 14.3%, 33.7% 감소한 것과 달리, 강동구는 1천223건으로 전년 동기(410건)보다 198.3% 급증했다.
지난해 5월 관리처분계획인가 영향으로 거래량이 급증한 둔촌 주공 아파트와 고덕동 등지의 신규 입주 아파트에서 증여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 용산구(74.8%), 관악구(58.0%), 성북구(55.7%), 중구(48.3%), 영등포구(44.1%), 은평구(36.1%), 광진구(31.0%), 중랑구(30.9%), 강서구(28.8%), 서초구(27.8%) 등에서도 작년 대비 증여가 많이 늘었다.
부산 역시 매매는 줄었지만, 증여는 5천232건으로 전년(4천320건)보다 21.1% 증가했다.
작년 11월까지 경기도의 증여 건수는 1만7천917건으로 전년(1만5천306건) 대비 17.6% 늘었다.
이처럼 증여거래가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은 최근 집값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자녀에게 전세나 대출을 끼고 집을 사주는 '부담부 증여'가 늘고 있어서다.
또 집값 상승기에 절세 목적으로 상속에 앞서 사전 증여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증여 건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5만4천464건이었던 주택 증여 건수는 2014년 6만6천893건으로 늘어난 뒤 2016년에는 8만 건을 넘어섰다.
서초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등으로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니 사전에 자녀에게 전세나 대출을 끼고 명의를 넘겨주는 경우가 많다"며 "지방에서도 자녀 명의로 강남 아파트를 사주겠다며 매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4월 양도소득세 중과를 앞두고 집을 팔거나 임대사업 등록을 하는 대신 '증여'를 선택한 다주택자도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고 주택 수를 줄이는 차원에 자녀에 증여를 고려하는 다주택자들이 있다"며 "다주택자들이 상당수 버티기에 들어가면, 앞으로 증여 건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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