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이용객·기사 "빨라지고 더 안전해…출퇴근 단축 기대"
일반 차로는 평소보다 정체…마무리 공사·연말행사 등으로 일부 불편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서울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BRT)가 개통한 첫날인 31일 시민들은 "버스 속도가 빨라졌다"며 만족감과 기대감을 나타냈다.
서울시는 이날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흥인지문 교차로까지 2.8㎞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개통했다.
이로써 경인·마포로에서 망우·왕산로까지 서울 도심을 동서로 관통하는 중앙버스전용차로 동서축이 완성됐다고 시는 밝혔다.
오후 3시께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 위를 달리는 버스들은 정체 없이 '시원하게' 내달렸다.
버스가 도로변 정류장을 들렀다가 다시 1∼2차선으로 차선을 바꾸기 위해 끼어들어 승용차들과 뒤엉키는 모습도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었다.
차로 중앙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버스가 중앙 전용차로를 이용해 막힘 없이 달려 만족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홍모(31)씨는 "집이 마포고 회사가 종로인데, 오늘 타보니 확실히 출퇴근 시간이 단축될 것 같다"면서 "공사 기간 도로가 혼잡해 불편했는데 왜 만들었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 버스정류장으로 바뀌어 승·하차 시 안전사고 위험 걱정을 덜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성남에서 왔다는 김모(57·여)씨는 "도로변 정류장의 경우 버스 여러 대가 밀리면 정류장이 아니라 화단이나 펜스 쪽에 내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중앙 버스정류장은 어쨌든 정류장에 내리니 안전해서 좋다"고 했다.
이날 개통 덕분에 양화로∼망우로를 운행하는 내내 중앙버스전용차로로만 달리게 된 271번 버스의 기사 A(63)씨는 "정시 도착을 지킬 수 있게 됐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중앙버스전용차로 개통으로 인해 8차선에서 6차선으로 줄어든 일반 차로는 다소 정체되는 모습이었다.
서울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 관계자는 "종로 1∼5가가 평상시 일요일보다 조금 더 막힌다"면서 "중앙 버스정류장 마무리 공사와 보신각 '제야의 종' 행사 준비 등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이번 개통으로 인해 자주 이용하던 버스의 노선이 바뀌거나 걷는 거리가 늘어났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배모(26·여)씨는 "도로변 정류장은 내리면 바로 인도인데 중앙 버스정류장은 횡단보도를 또 기다려서 건너야 하지 않느냐"면서 "조금 더 걷게 되고 정류장 위치도 헷갈려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 버스정류장에 아직 횡단보도가 다 그려지지 않은 탓에 건널목을 찾지 못해 두리번거리거나 "위험하네"라며 불편함과 안전 미흡을 지적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울시는 중앙 버스정류장마다 '잔손 보기 작업을 이른 시일 내 마무리하겠다'며 양해를 부탁하는 공지글을 붙였다. 경찰은 교통경찰과 모범운전사 등을 배치해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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