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1차 한미FTA 개정협상…"개정범위 축소·완화 유도"
올해 초 한중FTA 후속협상…"세계 2위 서비스시장 겨냥"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새해 초부터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 규모 1, 2위인 미국, 중국과 동시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한다.
최근 보호무역주의와 '사드 보복' 등으로 우리 경제를 압박해온 두 대국을 상대로, 우리 정부가 유리한 협상 결과를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제1차 한미FTA 개정협상이 오는 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다.
후보 시절 한미FTA를 '일자리를 빼앗는 협상'이라고 비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 만에 결국 양국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됐다.
한미FTA 개정협상은 정부가 원하지 않았던 협상이다.
정부는 한미FTA가 양국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계속 강조했지만, 한미FTA를 미국 무역적자의 원인으로 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을 바꾸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협상은 우리가 미국의 요구를 얼마나 잘 막아낼지, 또는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자동차와 철강, 농축산물 등 미국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큰 산업은 이미 개정협상의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산업부는 협상 목표에 대해 "상호 호혜성 증진과 이익의 균형 달성을 목표로 협상을 추진하겠다"며 "미국 측 개정 수요에 상응하는 우리측 개정 수요를 발굴·제시하고 개정범위 축소·완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전면 개정에 필요한 무역촉진권한법(TPA) 절차를 밟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번 협상은 정부 희망대로 부분 개정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동안 양국이 공동위원회 등을 통해 드러낸 입장차와 미국이 무역적자 해소와 비관세장벽 해소 등을 강하게 요구하는 점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협상이 될 전망이다.
최근 우리 수출기업을 겨냥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도 정부의 손을 묶을 수 있다.
한국산 태양광과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시행과 철강 수입이 안보에 미치는 영향 조사(무역확장법 232조) 결과 발표 모두 올해 초로 예상되며 이 밖에도 여러 반덤핑 조사가 진행 중이다.
모두 미국이 우리 협상단을 압박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수단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폐기 위협 때문에 협상하게 된 한미FTA와 달리 한중FTA는 우리가 더 적극적이다.
미국이 한미FTA 개정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미국의 무역적자 감소가 우리의 무역흑자 감소로 이어지는 제로섬 게임이 될 가능성이 큰 것과 달리, 한중FTA는 양국 모두 얻을 게 많다는 게 통상 전문가들의 평가다.
협상에 대한 한중 양국의 시각도 긍정적이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최근 간담회에서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고 너무 희망적으로 얘기했다가 서로의 이익이 상충하면 협상이 늦춰질 수 있다"면서도 "중국의 뉘앙스는 '빨리 협상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가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2015년 서비스무역 총액은 7천529억 달러로 세계 2위이며 2020년 1조 달러(코트라 추산)를 돌파할 전망이다.
서비스시장을 같은 수준으로 개방해도 우리 기업에 열리는 시장 규모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양국은 올해 초 1차 협상을 하기로 이미 합의했으며 정부는 오는 5일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관련 국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협상은 명문화한 분야만 개방하는 포지티브 자유화 방식으로 시장개방에 합의했지만, 후속협상은 금지하기로 명문화한 부분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모두 개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산업부는 우리 기업이 경쟁력이 있는 엔터테인먼트(한류), 교육, 의료 등 산업에서 높은 수준의 시장개방을 확보하려고 한다.
또 한중FTA의 투자자 보호 및 안정적 투자 환경 조성 기능을 강화해 제2의 사드 보복을 방지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YNAPHOTO path='PYH2017121438060001301_P2.jpg' id='PYH20171214380600013' title='백운규 산업부 장관, 한-중 MOU 체결' caption='(베이징=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백운규 산업부 장관(왼쪽)과 중산 중국 상무부장이 한-중 FTA 서비스ㆍ투자 협시 개시 MOU를 체결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17.12.14 <br>sco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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