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위대 최소 12명 사망"…중소도시 중심 나흘째 시위(종합)

입력 2018-01-01 19:53  

"이란 시위대 최소 12명 사망"…중소도시 중심 나흘째 시위(종합)
이란 대통령 '온건 메시지'에 당국 통제로 1일이 분기점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곳곳에서 반정부·반기득권 시위와 소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밤 시위대 10명이 사망했다고 이란 국영방송이 1일 보도했다.
이들이 숨진 지역이나 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국영방송은 지난달 30일 사망자 2명이 공식 확인된 이란 중부 로레스탄 주(州) 도루드 지역의 시위를 포함하면 나흘간 이어진 시위에서 최소 1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부 무장한 시위대가 경차서와 군기지를 점거하려고 했으나 군경이 이를 저지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 ILNA통신은 1일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 주의 중소도시 이제 시(市)가 지역구인 의회 의원 헤드아야톨라 하데미를 인용, "이제 시에서 어젯 밤(31일)경제 문제를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고 불행히도 2명이 총에 맞아 죽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하데미 의원은 "체포된 시위대 일부가 총과 실탄, 폭발물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란 ISNA통신은 로레스탄 주 도루드에서 31일 밤 2명이 더 숨졌다고 1일 보도했다.
로레스탄 주 부지사는 지난달 30일 이슬람국가(IS)나 외국 정보 요원이 시위대 사망에 연루됐다고 주장했고, 인터넷에선 시위를 막던 혁명수비대가 발포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혁명수비대는 발포 사실을 부인했다.
지난달 31일 밤에도 이란 여러 도시에서 나흘째 시위와 소요가 이어졌다. 대부분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중소도시로 파악된다. 일부 시위대는 정부 건물, 학교에 돌을 던지고 도로 표지판, 은행을 부수기도 했다.
수도 테헤란에서도 이날 저녁 테헤란대학교 부근에서 수십명이 모여 시위를 벌여 경찰과 충돌하는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됐다. 테헤란에서 시위와 관련해 200여명이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란 당국은 시위가 급격히 확산한 지난달 30일 인터넷 속도를 제한한 데 이어 지도부 없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시위를 조직하는 통로인 메신저 앱 텔레그램을 31일 막았다. 이 때문에 SNS에 게시되는 시위 관련 글과 사진, 동영상이 크게 줄었다.
테헤란은 지난달 30일부터 공기 오염을 이유로 자동차 2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SNS에는 다른 중동 국가에서 과거에 일어난 대규모 집회의 영상을 올려 현재 이란의 상황이라고 하는 등 허위 사실이 혼재한 상황이다.
이란 당국의 엄격한 시위 통제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지난달 31일 연설로 전국적 시위는 1일 분기점을 맞을 전망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폭력은 엄단한다면서도 "이란은 헌법과 시민의 기본권에 기반을 둔 자유로운 국가로, 비판과 저항을 표현할 자유는 당연한 권리"라면서 시위대를 달랬다.
로하니 대통령은 시위의 발화점인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1일 의회 관련 상임위와 만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란에서 이례적으로 일어난 이번 시위, 소요 사태는 지난달 28일 동북부 마슈하드에서 시작됐다. 첫 시위는 실업과 물가 폭등에 항의하는 보수파 중심의 반정부 시위였으나 이후 통치 방식, 보수 기득권을 규탄하는 방향으로까지 확산됐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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