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메리카·인터콘티넨털컵에서 이름 알린 뒤 월드컵으로 대회 높여
IBSF 세계랭킹 26위…홈 트랙 이점 살려 올림픽 메달 도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스켈레톤 신성' 윤성빈(23)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다가올수록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열린 올 시즌 5차례의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수확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아직 윤성빈만큼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여자 스켈레톤 선수들도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마지막 담금질에 한창이다.
한국 여자 스켈레톤의 '간판' 정소피아(24)는 오는 5일 독일 알텐베르크에서 열리는 월드컵 6차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해 연말 윤성빈 등과 함께 출국하면서 "남자 선수가 워낙 잘해서 그쪽으로 관심이 쏠리는데, 우리도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으니 관심을 가져달라"며 미소를 지었다.
정소피아는 그동안 주로 월드컵보다는 한 단계 아래 수준의 대회인 북아메리카컵, 인터콘티넨털컵에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11월 말 미국 유타 주 파크시티에서 잇따라 열린 북아메리카컵 5, 6차 대회에서 각각 은, 금메달을 목에 건 정소피아는 월드컵으로 무대를 옮겼다.
지난해 12월 중순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월드컵 5차 대회에서는 1, 2차 시기 합계 1분51초01의 기록으로 19위에 올랐다.
5차 대회 종료 후 귀국한 정소피아는 출국 전까지 휴식을 취하면서 어느새 눈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그는 "월드컵에서는 너무 긴장해서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며 "그래도 (5차 대회) 2차 시기 스타트 기록이 나쁘지 않아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정소피아는 올 시즌 들어 지금까지 366포인트를 쌓아 한국 여자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세계랭킹 26위에 랭크돼 있다.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려면 월드컵 7차 대회가 끝났을 때 세계랭킹 35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경쟁국 선수들과 순위 싸움상 35위 안에 들었다고 출전권 획득을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소피아가 스켈레톤에 입문한 것은 용인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2014년 9월이었다.
남자 봅슬레이 대표팀의 김동현(30)과 친하던 대학 선배는 "스켈레톤 대표팀에서 달리기 잘하는 여자 선수를 찾는대"라며 정소피아에게 선발전에 나가보라고 권했고, 그는 덜컥 합격했다.
이후 썰매에 배를 대고 누운 채 시속 100㎞ 넘는 속도로 트랙을 내려오는 스켈레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세계랭킹으로는 20위권인 정소피아가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삼은 것은 그만큼 썰매가 홈 이점이 큰 종목이기 때문이다.
IBSF 공식 인증을 받은 전 세계 16개의 트랙은 코스가 저마다 제각각이다.
대부분의 세계 선수들은 올림픽을 앞두고 신설된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를 거의 타본 적이 없어 매우 낯설어한다.
반면, 정소피아와 윤성빈 등 한국 선수들은 트랙이 완공된 2016년 10월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평창 트랙에서 감각을 익혔다.
정소피아는 "9번 코스에서 빠져나올 때 계속 실수를 했다"며 "탈 때마다 쉽지 않다고 느낀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보다 13계단 낮은 세계랭킹 39위에 올라 있는 문라영(21)을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소피아는 "우리 둘 다 꼭 올림픽에 나가서 나란히 시상대에 서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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