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따뜻한 온정이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4시께 충북 괴산군 칠성면사무소에 한 대의 마트 배달 트럭이 들어섰다.
트럭에서 내린 기사들은 가져온 쌀 포대를 내리면서 면사무소 직원에게 메모가 든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 안 메모지에는 '내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전달되기를 바랍니다'란 글귀만 적혀 있었다. 이름도 주소도 적혀 있지 않았다.
처음에 군청에서 보내온 물품인 줄 알았던 면사무소는 독지가의 뜻을 확인하고 배달기사와 함께 20㎏짜리 쌀 50포대를 면사무소 현관 앞에 부지런히 내려놨다.
"누가 보내준 것인지 알 수 없느냐"는 군청 직원의 물음에 배달 기사도 "우리도 알 수 없다"는 말만 남긴 채 돌아갔다.
이 마트 관계자는 "독지가가 직접 오셔서 쌀을 보내주라고 하면서 신원에 대해서는 함구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면사무소는 얼굴 없는 천사의 뜻에 따라 홀몸 노인, 저소득층 가구 50곳에 1포대씩 전달했다.
면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연말에 뜻하지 않은 큰 선물을 받아 감동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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