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기존의 2형(성인) 당뇨병 치료제 3가지를 칵테일한 새로운 당뇨병약이 알츠하이머 치매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랭커스터대학의 크리스티안 횔셔 신경과학 교수 연구팀은 3중 수용체 작용제(triple receptor agonist)라고 불리는 이 칵테일 약이 치매 치료에 상당한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쥐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과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일 보도했다.
이 칵테일 약은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분비 자극 펩타이드(GIP), 글루카곤 등 3가지 호르몬을 섞은 것이다.
사람에 치매를 일으키는 인간 변이유전자를 주입해 만든 치매 모델 쥐(APP/PS1)에 이 칵테일 약을 매일 한 번씩 2개월 동안 주사한 결과 치매와 관련된 여러 증상이 크게 호전됐다고 횔셔 박사는 밝혔다.
▲ 우선 미로 찾기 테스트(maze test)에서 기억과 학습 능력이 크게 개선됐다.
▲ 치매의 특징적 증상으로 뇌 신경세포에 형성되는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노인반)가 줄어들었다.
▲ 뇌 신경세포가 소실되는 속도가 느려졌다.
▲ 뇌 신경세포의 기능을 보호하는 뇌 성장인자가 증가했다.
▲ 뇌의 만성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가 모두 감소했다.
이는 이 칵테일 약의 치매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는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고 횔셔 박사는 평가했다.
이 칵테일 약에 들어간 3가지 성장인자 중 하나인 GLP-1 계열로 이미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리라글루티드는 앞서 치매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 연구를 재정지원한 영국 알츠하이머병 학회 연구실장 더그 브라운 박사는 지금까지 개발된 치매 치료제들이 임상시험에서 거의 전부 실패한 심각한 상황인 만큼 현재 다른 질병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약 중에 치매에 효과가 있는 약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2형 당뇨병은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은 세포가 인슐린을 활용하는 인슐린 감수성이 손상돼 발생하는데 치매 환자의 뇌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인슐린 감수성의 손상은 뇌 기능의 퇴행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인슐린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외에도 뇌 신경을 보호하는 성장인자의 기능도 갖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뇌과학 전문지 '뇌 연구'(Brain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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