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항공기들이 시계가 150m에 불과한 안갯속에서도 안전하게 이륙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2일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 야오창국제공항에서 새로 도입된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장착한 보잉 737-800 등 중국 여객기 15대가 2시간에 걸쳐 가시거리 150m의 짙은 안개속에서 안전하게 이륙했다.
이는 공항 시정거리 200m를 최저 기준으로 삼고 있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돌파된 기록이다.
당일 오전 7시께 지난 일대에는 가시거리 150m 미만의 짙은 안개로 인해 오렌지색 안개 경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이런 상태에서는 육상에서라면 고속도로를 폐쇄하거나 주행속도를 시속 20㎞ 정도로 줄여야 한다고 민항국 관계자가 전했다.
HUD는 조종석 앞 유리창에 활주로 남은 길이, 시속, 고도 등 비행 및 공간 정보를 투영해 보여주는 장비다. 파일럿의 조작 부하를 덜어주고, 정확한 조작을 가능케 함으로써 이륙 가능 가시거리도 단축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HUD 기술이 없었다면 이들 15대의 여객기는 지연이나 결항이 불가피했다.
지난달 23일 인천공항에서 1천400여대의 항공기가 무더기로 지연, 결항돼 극심한 혼란을 빚은 것이 짙은 안개로 인한 짧은 가시거리 때문이었다는 점도 중국의 시계 단축 도전이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중국 북부지방은 안개 외에도 미세먼지로 인한 악성 스모그 발생이 많아 공항의 이륙 가능 가시거리 단축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야오창공항 외에도 HUD 기술은 이미 중국의 여러 공항에서 시험 검증 단계를 마쳤다. 특히 베이징 관문인 서우두(首都) 공항의 활주로에도 시계 150m 기준의 이륙이 가능해졌고 앞으로 이를 시계 90m 기준으로 단축할 계획이다.
중국 민항국은 또 지난해 9월 중국 여객기의 18.9%에 이르는 585대에 먼저 HUD 장비가 탑재한데 이어 2020년까지 여객기 50%에 HUD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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