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급회담 전격제안…남북관계 복원동력 확보 의지

입력 2018-01-02 16:21   수정 2018-01-02 16:36

정부, 고위급회담 전격제안…남북관계 복원동력 확보 의지

평창올림픽은 일회성 판단한듯…조명균 "남북관계 복원으로 이어지길 기대"
회담 수석대표 통일부 장·차관 거론…의제도 제한 안 둬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정부가 2일 북한에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전격 제안한 것은 남북 간에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을 우선으로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담이 열리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가 최우선 의제로 논의되겠지만, 남북 간에 실타래처럼 꼬인 다른 현안들도 이번 기회에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회담 수석대표의 격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은 일회성 행사라는 점에서 이를 계기로 회담의 '판'을 키워 남북관계 복원의 연속성을 확보하자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이날 회견에서 "만약 회담이 열리게 된다면 이를 계기로 남북대화 재개라든가 남북관계 복원 이런 문제들로 저희가 계속 이어져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정부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 파견 용의를 밝히며 "북남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 이후 북측에 제안할 회담의 성격 등을 놓고 검토를 진행했다.
일각에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에 집중해 체육회담을 제안하는 방안을 거론했지만, 남북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상황임을 고려해 더욱 큰 틀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회담의 격을 높이는 방안이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
회담 대표와 관련, 정부는 '고위급'이라는 표현을 쓴 만큼 북한이 호응한다면 장관이나 차관급이 수석대표를 맡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의 주무부처가 통일부라는 점을 명확하게 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통일부의 조명균 장관이나 천해성 차관이 수석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조명균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회담 수석대표와 관련, "'고위급 남북당국회담' 이렇게 해서 약간은 좀 오픈해 놓은 상태"라며 "가능하다면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북측과) 협의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첫 회담부터 장관급이 수석대표를 맡으면 미국 등에 남북관계가 너무 앞서간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만큼 급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 남북의 '고위급'이 만난 것은 2015년 8월 김관진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당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남북 고위급 접촉'때다.
일각에서는 2015년 12월 남북 차관급 당국회담처럼 차관급이 수석대표면 '고위급'이라는 표현을 안 썼기 때문에 정부가 이번에 장관급 회담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고위급 회담의 수석대표를 꼭 장관급으로 한정 짓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YNAPHOTO path='AKR20180102118600014_02_i.jpg' id='AKR20180102118600014_0201' title='' caption=''/>

회담 의제도 열려 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입국 경로, 숙소, 응원단 파견 문제, 공동 입장 등이 최우선 의제겠지만 다른 사안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조 장관도 "남북이 마주 앉아 평창 동계올림픽 북측 참가 문제 협의와 함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북 민간교류나 이산가족 상봉 문제, 군사당국회담 개최 문제, 인도적 지원 등이 폭넓게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이나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중지 등 우리 측이 부담스러워할 의제를 북측이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조 장관은 "북측도 회담에 나오는 의도나 목적이 있을 것"이라며 "서로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과 관련해서 가능하다면 논의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가 여전한데 남북관계 복원을 시도하는 데 대한 일각의 우려를 의식했는지 "정부로서는 그런 측면을 충분히 감안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에서 잘 준비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우리가 북한이 껄끄러워할 비핵화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조 장관은 '비핵화가 의제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한반도 핵문제의 엄중성을 감안할 때 남북 당국 간에 마주앉게 된다면 상당히 여러 가지 서로 관심사항에 대해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또 북측에 제기해야 될 사항들은 북측에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회담의 격과 의제에 대해 열어놓고 이와 관련한 북측과의 조율을 판문점 채널을 통해서 하자고 밝힌 대목은 이번 기회에 판문점 연락채널을 복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판문점 연락채널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운영이 전면 중단되면서 함께 끊겼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평창올림픽 성공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회담 제안"이라며 "이번 회담이 잘 되면 군사회담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ransi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