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정상 바둑기사, 3년 만에 세계대회 우승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몽백합배 정상에 오른 박정환 9단이 "이 우승을 발판으로 세계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더 큰 각오를 다졌다.
박정환 9단은 2일 중국 장쑤성 루가오에서 열린 제3회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전 결승 5번기 3국에서 박영훈 9단에게 15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3승 무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1∼3국에서 내리 불계승으로 상대를 압도한 박정환 9단은 대국 후 공식 인터뷰에서 "이번 몽백합배 결승 시리즈는 제가 상대보다 컨디션이 좋았던 것 같다. 잠도 잘 잤고"라며 좋은 컨디션으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정환 9단은 49개월 연속 한국 프로기사 랭킹 1위를 지키고 있고, 최근에는 세계 일인자로서 성장하고 있다. 그는 2017년 12월 31일자 '고 레이팅스' 세계랭킹에서 중국의 커제 9단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2011년 8월 후지쓰배와 2015년 2월 LG배 우승 이후 세계대회 우승이 없어 자존심을 구겨왔다.
이날 우승으로 박정환 9단은 약 3년 만에 개인 통산 세 번째 세계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고 어깨를 활짝 펼 수 있게 됐다.
커제 9단과의 자존심 대결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커제 9단은 삼성화재배와 몽백합배, 바이링배 등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고 최근 신아오배에서도 우승한 중국 바둑의 대세 기사다.
박정환 9단은 향후 커제 9단과의 대결을 묻는 말에 "커제 9단과 2시간 바둑이라면 제가 약간 불리하고, 3시간 바둑이라면 해볼 만 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몽백합배의 결승 5번기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다.
세계랭킹에 대해서는 "제가 잘 둔 게 아니라 커제 9단이 최근 많이 져서 순위가 바뀐 것이므로 크게 의미가 없다"며 "커제 9단이 잘 둔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박정환 9단은 "이번 우승을 발판 삼아 앞으로 세계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박영훈 9단은 "예선부터 출전해서 어렵게 본선에 올랐고, 64강전부터 시작한 본선도 한 판 한 판 어렵게 이기며 결승까지 왔다. 결승전에서 진 것은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라며 "몇 판 못 두고 쉽게 진 것 같아서 아쉽다"는 소감을 남겼다.
박영훈 9단도 2004년과 2007년 후지쓰배 이후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 터였다.
박영훈 9단은 2016년 2월 LG배, 지난해 6월 춘란배에서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