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밀수 혐의 선박' 소유 중국기업 "우린 모른다" 발뺌

입력 2018-01-03 00:37  

'북한 밀수 혐의 선박' 소유 중국기업 "우린 모른다" 발뺌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 소유사 "대만기업에 임대했을 뿐"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대북 밀수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 선박을 소유한 중국기업이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며 발뺌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여수항에 입항해 정유제품을 옮겨싣고 출항한 선박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가 10월 19일 공해 상에서 북한 선박 '삼정 2호'에 정유제품을 이전한 사실을 확인하고 선박을 억류했다.
지난 9월 통과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2375 결의는 '선박 간 이전' 방식으로 북한에 물자를 공급하는 것을 금지했으며, 최근 통과된 2397호는 북한과의 밀수 행위가 의심되는 선박을 회원국들이 억류해서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
홍콩 기업 등기소에 따르면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의 소유주는 '윈모어 해운'이며, 운영회사는 '라이트하우스 쉽 매니지먼트'이다.
두 회사는 모두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판위구에 등록돼 있으며, 소유주는 궁뤼걍이다.
SCMP에 따르면 판위구에 있는 라이트하우스 쉽 매니지먼트 사무실에는 전날 1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었으며, 벽에는 압류된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의 사진이 걸려있었다.
이 회사의 여직원은 "궁 대표는 부유한 40대 후반의 사업가로, 선박을 여러 척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사태에도 불구하고 경찰이나 당국에서 조사를 나온 적은 없다"고 전했다.
이 회사의 임원인 정하이보는 "우리는 이 선박이 유엔 제재를 위반한 대북 밀수에 쓰였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우리는 이 선박을 빌려줬을 뿐이며, 어떤 물품을 운반했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자사가 한국, 중국, 홍콩 당국 등과 협력하면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궁 대표가 지분을 보유한 '링둥 국제화물'의 임원 정웨이청은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는 대만 기업이 임차했을 뿐"이라며 "궁 대표가 이전에 이 기업과 거래한 적이 없으며, 북한과의 거래도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에 따르면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는 대만 기업인 빌리언스벙커 그룹이 임차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대만 정부는 이 회사가 대만이 아닌 마셜군도에 등록돼 있다고 반박했다.
정웨이청은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의 선원들은 모두 우리의 고용인들이며, 한국에 무사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미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에 대북제재 대상인 '블랙리스트'에 선박 10척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이 10척에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가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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