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서 KBO리그 불혹 맞는 2021년 목표로 연도별 추진 로드맵 제시
"보수·인센티브 받겠다고 한 건 프로야구 산업화를 이루겠다는 의미"
"사무총장 여유 두고 인선·공모제도 고려…외부 입김은 분명히 없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이대호 기자 = 한국프로야구의 수장에 오른 정운찬 신임 KBO총재가 재임 3년간 추진할 업무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 총재는 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 인근 캠코 양재타워에서 열린 KBO 총재 이·취임식에서 올해부터 2020년까지 추진할 연간 로드맵을 제시했다.
정 총재는 "프로야구가 40세, 불혹이 되는 2021년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2020년까지 3년간 KBO리그를 더는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프로스포츠 리그로 만들어 2021년을 맞이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그러면서 "올해에는 KBO조직 정비와 역량 강화, 제도 개선, 클린 베이스볼의 구체적인 실현, 144경기 경쟁력 강화, 외국인 선수의 효율적 관리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어 "필요하다면 한국은 물론 메이저리그 전문 연구 기관에 KBO리그에 가장 적합한 제도를 찾도록 외주 용역을 줄 참"이라고 덧붙였다.
정 총재는 "내년에는 중계권 가치 평가와 합리적으로 평가받는 계약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 수익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2년 차 추진 과제를 설명했다.
정 총재는 "3년 차인 2020년에는 메이저리그 성공의 바탕이 된 MLB닷컴과 같은 KBO닷컴을 만들어 한국프로야구 통합마케팅이 이른 시일 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지겠다"고 선언했다.
KBO 창설 후 처음으로 열린 총재 이·취임식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회의원,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선동열 현 야구대표팀 전임 감독을 비롯해 프로 10개 구단 사장, KBO 임직원이 참석해 정 총재를 앞세운 KBO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정 총재는 시선이 집중된 사무총장 선임은 시간을 두고 생각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총재는 "갑자기 총재에 취임하게 돼 적임자를 찾는데 시간이 촉박했다"면서 "제가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실무를 많이 도와줄 사무총장의 임무가 중차대하다"고 했다.
이어 "좀 더 시간을 갖고 좋은 분을 모시도록 하겠으며 공모제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외부 입김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공모제를 한다면 구본능 전 총재 등 야구계 인사들과 공정하게 사무총장을 선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정 총재는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보수를 받겠다고 한 이유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정 총재는 "KBO총재를 맡으면 다른 수입원이 없어지기에 열심히 일하겠다는 뜻에서 보수를 받겠다고 했다"면서 "내가 솔선해서 연봉도 받고 인센티브도 받겠다고 한 건 프로야구의 산업화 기초를 다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모기업 의존도가 높고 '서비스 대가' 개념도 약한 프로야구에 '비즈니스 마인드'를 확실하게 심겠다는 뜻이다.
KBO는 지난해 11월 말 이사회를 열어 임기 만료로 떠나는 구본능 전 총재의 후임으로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제22대 KBO 총재로 추천했다.
KBO는 작년 12월 11일 정관 제10조(임원의 선출)에 따라 ¾이상의 찬성을 표시한 총회 서면 결의로 정 전 총리를 KBO총재로 선출하고 이를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보고했다.
정 총재는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2002년 서울대 총장을 거쳐 2009년 9월부터 2010년 8월까지 국무총리를 지냈다. 이후 동반성장위원장도 역임했다.
미국 유학 시절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경기에 흠뻑 빠진 '야구광'으로 총재 취임 전까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열렬한 팬을 자처했다.
두산 경기를 수시로 관전했으며 라디오 특별 해설도 하고 2013년에는 야구를 주제로 한 '야구예찬'이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발간할 정도로 야구에 대한 애정이 깊다.
정 총재는 선출 직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젠 KBO 총재로서 '탈(脫) 두산'해 프로야구 10개 구단과 선수, 팬을 모두 아우르겠다"고 약속했다.
cany9900@yna.co.kr,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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