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KBO 총재 일문일답 "궁극적으로 KBO.COM 만들어야"

입력 2018-01-03 11:03  

정운찬 KBO 총재 일문일답 "궁극적으로 KBO.COM 만들어야"
3일 총재 취임…통합마케팅 등 3년 임기 '마스터플랜' 공개
열성적인 두산 팬…"두산 좋아하지만 공명정대하게 하겠다"
사무총장은 미정…"공모제까지 검토"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이대호 기자 = 정운찬(71) 신임 KBO 총재가 2020년까지 3년 임기 동안 한국 프로야구 발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 총재는 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 인근 캠코 양재타워에서 열린 KBO 총재 이· 취임식에서 통합 마케팅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위해 보수를 받고 일하겠다는 뜻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정 총재는 취임사에서 "올해는 KBO 조직 정비와 역량 강화, 클린 베이스볼 실현, 정규시즌 경쟁력 강화가 첫 번째 과제"라고 강조했다.
통합마케팅을 위한 숙원 사업인 'KBO.COM'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총재는 "2019년은 중계권 가치 평가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 수익 활성화에 총력을, 3년 차인 2020년에는 메이저리그 성공의 바탕이 된 MLB.COM처럼 KBO.COM으로 한국프로야구 통합마케팅이 이른 시일 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지겠다"고 로드맵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 열성적으로 KBO를 이끌어 오신 구본능 총재님의 업적에 경의를 표한다. 지금 모두 다 같이 구 총재님을 향해 힘찬 박수를 쳐주시길 바란다"며 구본능 전 총재에게 예를 표했다.


끝으로 정 총재는 "몇몇 야구기자와 팬들이 KBO리그에 다음과 같은 주문을 했다"며 '선수들, 특히 고액연봉 선수들은 팬과의 스킨십을 강화해라', '스트라이크존의 일관성을 유지해라', '늘어진 경기 시간을 단축해라', '누가 보아도 명백한 오심이 있으면 징계하라' 등 4개 항목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정 총재와 일문일답이다.

-- 한국프로야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있다.
▲ 한국 야구가 전 국민을 위한 힐링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좀 더 높은 수준의 힐링을 전 국민에게 드리도록 노력하겠다.
-- 보수를 받겠다고 하셔서 화제를 모았다.
▲ 두 가지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말씀드리면 KBO 총재를 하면 다른 수입원이 사라진다. 열심히 해야 한다. 그래서 연봉을 받겠다고 했다. 또 하나는 한국은 여전히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치르지 않아 안타깝다.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모기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산업화하여야 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세워야 한다. 내가 잘하면 연봉도 받고, 인센티브도 받고 싶다고 한 것은 한국프로야구 산업화에 대한 기초적인 행동이 아닐까 한다.
-- 지금까지 본 야구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세 가지가 있다면.
▲ 1977년으로 기억한다. 뉴욕 양키스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다. 5차전인가 레지 잭슨이 홈런을 쳤다. 그다음 경기에서 연속 3개 홈런을 쳤다. 2게임을 연결한다면, 4연속 홈런을 친 걸 TV로 봤다. 가장 인상적이었다. 또 하나는 고교 때다. 당시에는 재일교포 학생 야구단이 거의 전승을 할 때다. 고1이던 1963년,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와 재일교포팀 경기가 있었다. 9회 초까지 우리 학교가 4-3으로 이기고 있었다. 주자 3루에서 당시 박창경이라는 센터가 플라이볼 받아서 홈 송구를 해서 태그 아웃 잡아내서 경기에서 이겼다. 마지막은 안경현 선수가 2000년인가 LG와 플레이오프 마지막 게임에서 홈런을 쳤다. 베이브 루스가 홈런 치듯 안경현이 레프트를 가리키고 쳤다.


-- 사무총장은 언제까지 선임할 계획인지.
▲ 제가 야구를 좋아하지만, 많이 알지는 못한다. 총재 지명 1개월이 됐다. 많은 사람을 만났다. 될 수 있으면 빨리 결정하겠다. 공모제 장단점은 다들 아실 거다. 사무총장을 선택하는 범위가 넓어지는 게 장점이 될 거다. 아직도 불신이 많은 사회에서 공정하게 할 것이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공명정대하게 하겠다. 외부의 입김은 없다. 분명하게 말씀드리겠다. 걱정하지 마시길 바란다.
-- 외부에서 봤을 때 한국프로야구 자생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 첫 번째는 중계권에 대한 평가다. 이걸 제대로 못 하는 것 같다. 평가 과정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는 KBO.COM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부에서 이해하기로는, 각 구단 간 협조가 덜 됐다고 들었다. 우리 프로야구도 서비스 산업이다. 규제가 너무 많다. 어떤 구장에 가면 프로야구 화장실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청결하지 못하다. 맛있는 음식도 먹기 힘들다. 도시나 지방자치단체가 프로야구 구단으로부터 시설 임대료를 많이 받는다. 그건 잘못됐다. 1958년 브루클린 다저스가 로스앤젤레스로 옮겼다. 로스앤젤레스 시가 1달러에 땅을 증여했다. 잠실에서 야구를 하면 시민에게 얼마나 많은 즐거움을 주느냐. 지자체가 보조는 못 할망정 규제가 많다. 구단이 광고수익을 위해 노력하면 상당 부분 지자체로 간다.
-- 오랜 두산 팬으로 알고 있다. 팬들이 두산에 이득이 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한다.
▲ 1980년대 중반에 교수 시절 우리 과(경제학과)에서 총장님이 나왔다. 당시 그 교수님에게 '경제학과 잘 도와주실 거죠' 했더니 '큰 손해는 안 줄게요'라고 했다. 몇몇 매체와 인터뷰 당시 두산 문제가 나왔다. 그때 '탈 두산' 하겠다고 말했다. '탈' 이라는 게 어감이 안 좋아 '출애굽'이라고 바꾸겠다. 두산에 애정이 있다. 그래도 공명정대하게 하겠다. 그렇다고 해서 두산에 피해를 주진 않겠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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