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입김은 없다"…공정한 인선 '공모제' 시사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관심이 집중된 차기 KBO 사무총장의 낙점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운찬 KBO 신임 총재는 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캠코 양재타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2020년까지 재임 3년간 추진할 원대한 연간 로드맵을 공개했다.
그러나 자신과 함께 손발을 맞춰 이 사업을 추진할 실무 총책임자인 KBO 사무총장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 총재는 "야구를 좋아하지만, 많이 알지는 못한다"고 먼저 솔직하게 고백했다.
리그 운영 주체인 KBO와 프로 10개 구단, 중계권 방송사 등이 첨예하게 얽힌 현재 KBO리그 구조를 외부자가 알긴 쉽지 않다.
정 총재는 "총재 지명 후 1개월이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났다"면서 "될 수 있으면 빨리 결정하겠다"고만 했다.
정 총재의 임기는 벌써 시작됐다. 각종 실무 현안을 제대로 보고해야 할 사무총장의 선임이 지연될수록 정 총재의 현안 파악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정 총재는 사무총장 내정, 후보 2∼3인으로 압축 후 이사회 제청 등과 같은 사무총장 선임 시나리오 대신 공모제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했다.
정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사무총장 공모제의 장단점은 다들 아실 것"이라면서 "사무총장을 선택하는 범위가 넓어지는 게 장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도 불신이 많은 사회에서 과연 (선임을) 공정하게 할 것이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한 뒤 "저와 구본능 전 총재를 비롯한 야구계 인사들과 함께 공명정대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공모제를 하면 정 총재가 특정인을 사무총장으로 내심 낙점한 상태에서 다른 인사들을 들러리 세울 수 있다는 일각의 의혹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불식하고자 공명한 플랫폼을 만들어 심사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러나 공모제를 시행한다면 어떤 식으로 진행하고, 어떤 인사들이 사무총장 지원 후보들을 평가할 것인지 기준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정 총재는 "외부 입김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여러 야구인이 우려하는 정치권의 입김을 정 총재가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총재가 제시한 연도별 로드맵은 KBO리그 전반을 뒤흔들 의제로 가득 찼다.
KBO 조직 역량 강화와 클린 베이스볼 실현, 외국인 선수 효율적인 관리 등 올해 과제와 내년 중계권 계약 초점에 맞춘 마케팅 수익 활성화, 2020년 KBO닷컴과 같은 통합 마케팅 토대 마련 등은 실무자가 KBO리그 구조와 산업 생리를 모르고선 절대 추진할 수 없는 사안이다.
사안의 연계성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어야 함은 물론 구단, 프로야구선수협회와의 이견을 조율할 줄 아는 능력을 필히 겸비해야 한다.
아울러 야구계 안팎 관계자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 사무총장 직함을 달아야 한다.
KBO리그 출범 40주년인 2021년을 앞두고 내실 다지기와 본격적인 산업화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정 총재가 포부를 실현할 사무총장을 언제쯤 결정할지 시선이 쏠린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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