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흑인 피겨선수, 서울올림픽 주제가로 평창행 도전

입력 2018-01-03 15:51  

美흑인 피겨선수, 서울올림픽 주제가로 평창행 도전
피겨계 인종차별에 도전하는 스타 앤드루스
"흑인 최초로 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 되고 싶어요"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제 꿈은 흑인 선수 최초로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입니다."
여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인종 유리벽'을 깨겠다고 도전장을 내민 선수가 있다.
미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유망주 스타 앤드루스(16)다.
앤드루스는 4일(한국시각)부터 열리는 미국 피겨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데, 이 대회 여자 싱글 상위 3위 안에 들면 평창행 티켓을 거머쥔다.
앤드루스의 도전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가 있다. 그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로는 보기 드문 흑인 선수다.
그동안 적지 않은 사람들은 심판의 채점으로 순위를 가르는 피겨 종목에서 흑인 선수가 차별을 받아왔다고 주장한다.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흑인 피겨선수는 단 한 명도 없고, 기량이 좋아도 불이익을 받아왔다는 것이 골자다.
흑인 여자 피겨선수 쉬르야 보날리(프랑스)가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항변의 의미로 피겨계가 금지한 '백플립' 공중제비를 펼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앤드루스는 공개적으로 흑인 피겨 선수로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진 않는다.
그러나 최근 인터뷰에서 "흑인 선수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고 싶다"라며 의미 있는 포부를 밝혔다.
앤드루스는 사연이 많은 선수다. 그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활동했던 어머니, 토사와 앤드루스의 영향을 받아 운동을 시작했다.
어머니 토사와 앤드루스는 흑인 선수가 피겨 무대에서 성공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었지만, 딸의 꿈에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특히 토사와 앤드루스는 관상동맥협착증으로 2007년부터 2010년 사이에 11차례나 심장마비 증세에 시달리며 생사를 오가면서도 딸의 성공을 응원했다.
앤드루스가 미국 피겨팬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9살 때인 2010년이다.
그는 한 대회에서 앙증맞은 분홍색 의상을 입고 윌 스미스의 딸 윌로우 스미스가 부른 윕 마이 헤어(Whip My Hair)에 맞춰 연기했는데, 이 연기 영상이 유튜브에서 5천만 뷰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자신감을 얻은 앤드루스는 무럭무럭 성장했다. 특히 베테랑 선수들도 하기 힘든 고난도 점프 기술을 훈련하며 기량을 끌어올렸다.



앤드루스는 여자 선수로는 소화하기 힘든 트리플 악셀 점프를 실전경기에서 수행한다. 그동안 미국 여자 선수로 트리플 악셀을 실전경기에서 시도한 선수는 1991년 토냐 하딩, 2005년 키미 메이스너, 2017년 미라이 나가스 등 단 3명뿐이었다.
아직 착지가 불안해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앤드루스는 자신에 차 있다. 그는 최근 NBC와 인터뷰에서 "매일 트리플 악셀 점프를 연마하고 있는데, 이 기술을 다듬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앤드루스의 올 시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은 휘트니 휴스턴이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하는 앨범에 수록했던 원 모먼트 인 타임(One Moment in Time)이다.
앤드루스는 서울올림픽 테마송을 배경으로 평창올림픽 출전에 도전한다.
cy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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