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임원 "안종범, 황창규 회장 만나 미르재단 출연 요구"

입력 2018-01-0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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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임원 "안종범, 황창규 회장 만나 미르재단 출연 요구"
박근혜 재판서 증언…朴 국선변호인 "황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이 황창규 KT 회장을 직접 만나 미르재단 출연을 요구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전인성 KT 그룹 희망나눔재단 이사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전 이사장은 2015년 10월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박찬호 전무로부터 미르재단 출연과 관련해 'KT도 출연에 참여하라. 액수는 위에서 정해져 내려올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이날 진술했다.
그는 "(박 전무가) 처음에는 '위에서'라고 이야기하다가 'BH'라고 이야기했다"며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하자 빠른 시간내에 경제수석과 CEO 미팅이 있을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틀 후 전 이사장은 황 회장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안 전 수석과의 미팅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부연했다.
전 이사장은 "황 회장이 24일 또는 25일에 안 전 수석을 만난 것 같다"며 "황 회장이 재단 출연을 요청받았고, 이걸 해야 하는지에 대한 어려움을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황 회장이 안 전 수석에게 (재단 출연을) 직접 요구받았다는 것이냐"는 검찰의 확인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당시 안 전 수석이 황 회장을 직접 만났고, 그래서 (재단 출연을) 도저히 거부하지 못했나"라고 검찰이 묻자 "그렇다"고 말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은 "전 이사장의 법정 증언은 전문(傳聞)진술(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내용을 말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황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상 '전문진술'은 원칙적으로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원래 진술한 사람이 진술할 수 없게 된 경우 당초 진술이 특히 믿을 수 있는 상태(특신상태)에서 이뤄졌을 경우에 한해 그 내용을 전해 들은 자의 진술이 증거로 인정될 수 있다.
황 회장이 증언대에 나와 직접 증언할 경우 전문진술이 아니라 본인이 경험한 사실을 말하는 것이므로 이런 증거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그 증언은 법원의 유무죄 판단을 위한 사실 인정의 기초가 되는 증거로서 재판에 활용될 수 있다.
ae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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