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풋볼'과 '비스킷'만 있을 뿐, 진짜 핵 버튼은 없다." (ABC 방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나에게는 더 큰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며 '핵 단추' 경쟁발언을 쏟아내면서 미국의 핵무기 통제체제가 담긴 '핵 가방'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언론들은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핵 버튼' 언급에 "액면 그대로의 사실에 입각한 것은 아니고 비유적 표현"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에 '진짜 핵 버튼'은 없다"고 지적하고 '뉴클리어 풋볼'(Nuclear football)으로 불리는 미국의 핵 가방과 이를 통한 핵 공격 개시 절차를 소개했다.
미국, 나아가 전 세계의 안보를 좌우할 핵 가방 안에는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핵 공격 옵션이 적혀있는 문서철인 '블랙북'(Black Book)과 통신장치, 안전벙커 리스트와 행동지침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 대상으로는 '핵과 그 외 대량파괴무기', 군 산업 시설, 지도자와 그의 은신처 등 3가지 유형이 명시돼 있다고 한다.
무게 20㎏의 검은색 서류 가방 모양의 핵 가방은 대통령이 어딜 가든 수행하는 군사보좌관이 들고 다니게 돼 있다.
이와 함께 대통령은 핵무기 발사명령 인증코드가 담긴 보안카드인 '비스킷'(biscuit)을 늘 휴대한다.
대통령이 핵 공격을 개시하려면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비스킷'에 기록돼 있는 인증코드를 제시, 대통령으로서의 자신의 신원을 증명한 뒤 국방부 워룸에 있는 국방부과 전략사령부 관계자들에게 개시 명령을 전달하게 된다.
이는 몇 분 내 핵무기 발사명령인 '긴급행동지령'(EMA·Emergency Action Message)으로 변환돼 지휘체계를 통해 전파된다.
대통령의 인증코드가 입력되면 되돌릴 방법이 없으므로 사실상 핵 단추와 같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인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에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을 당시 핵 가방을 든 군사비서관의 모습도 그대로 노출돼 보안 불감증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 가방이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타워에 보관되고 있다는 사실이 국방부가 하원 군사위와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밝혀지면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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