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순구개열 400명 수술…이태석 봉사상 수상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10년 넘게 중국과 미얀마에서 무료진료를 해온 장철호(57) 미얀마 베데스다 클리닉 원장이 제7회 이태석 봉사상을 받는다.
장 원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한 뒤 대학병원 교수와 개원의를 거쳐 해외의료봉사 NGO의 미얀마 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내 탈북자 진료와 한족 방문 진료, 구순구개열(입천장 갈라짐) 무료 수술, 중증 환자 한국 초청 수술 등 꾸준한 의료봉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13년부터는 미얀마 양곤에서 구순구개열 무료 수술 프로젝트를 시작해 지금까지 모두 15차례에 걸쳐 400여 명을 수술했다.
장 원장은 "미얀마에서 수술하기 위해서는 현지 정부의 허가를 받고 병원을 섭외하고 환자를 모집하는 일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많이 어려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앞으로 구순구개열 무료 수술 프로젝트를 1년에 두 차례 정도 지속하기 위해서는 단체나 기업의 꾸준한 후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2016년에 미얀마 양곤 외곽지역인 흘라잉따야에 베데스다 클리닉을 설립하고 체계적인 무료진료를 하고 있다.
이 지역은 최빈층의 도시이주민 40만명이 모여 사는 곳으로 의료 지원이 절실하다.
클리닉에서는 일반 내과, 소아과, 치과 진료를 하고 있지만 시설이나 장비 등에서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장 원장은 "미얀마는 식생활 습관 때문에 당뇨 발병률이 높고 합병증으로 신장 투석을 받아야 하는 환자가 많다"며 "하지만 투석시설이 부족하고 비용이 비싸 대부분의 환자가 고통 속에 죽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눈앞에 환자를 두고도 아무런 조치를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혈액투석실을 운영하는 것이 간절한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장 원장은 항문 없이 태어나 출생 직후 장루 수술을 받은 뒤 10년 동안 장루로 변을 받아내며 살아온 미얀마 어린이를 한국으로 데려가 항문 재건 성형술을 받도록 했다.
이 어린이 환자는 냄새가 난다고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아 학교도 다니지 못했지만 수술 뒤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장 원장의 배우자 한혜경 씨는 언어통역 NGO인 'BBB코리아'와 함께 양곤에 KB한국어학당을 설립해 미얀마 청년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부산 출신으로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사망한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이태석기념사업회는 올해로 7회째 이태석 봉사상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올해 시상식은 11일 오후 5시 부산시청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josep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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