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그 대비상품' 재고증가 보도…징진지 '푸른하늘' 영향인듯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겨울철이 되면 심각한 스모그에 시달리던 중국 북부 지방의 대기질이 개선되면서 스모그 대비 상품 판매가 부진하다고 반관영통신인 중국신문망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겨울 중국 수도권인 징진지(京津冀,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와 주변 지역의 '푸른 하늘' 일수가 현저히 증가했고 이에 따른 영향으로 스모그 방진 마스크와 공기정화기 매출이 급감했다.
베이징(北京) 시내 여러 약국에서 3M을 비롯한 유명 브랜드의 방진 마스크 판매가 예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약국 직원은 "작년 이맘때 하루 수백 개의 방진 마스크를 매일같이 팔았으나 이번 겨울엔 2개 회사에서 방진 마스크를 대량구입했고 개별 구매는 매우 드물다"며 "보온용 면 마스크와 유행성감기 예방을 위한 의학용 외과 마스크가 잘 팔린다"고 말했다.
베이징 시민인 장(張) 모 씨는 "지난해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 때 인터넷으로 몇 박스의 방진 마스크를 구매한 뒤 11월 하순과 12월 말 대기질이 나쁜 이삼일에만 사용했다"면서 "예전 겨울엔 귀가하자마자 공기청정기를 가동했지만 지금은 거의 장식품이 됐다"고 말했다.
이전과 비교해 징둥(京東), 톈마오(千猫) 등 전자상거래 업체의 방진 마스크·공기정화기 광고도 감소했다.
2016년 12월 하순 중국 북부지방에 스모그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를 통한 방진 마스크, 공기정화기,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검사기의 판매가 폭증했다.
2016년 12월 16~20일 사이 징둥에서 판매한 방진 마스크 수는 1천500만개 이상으로 판매량이 전년 대비 380% 늘었고, 공기정화기 11만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210%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징둥·톈마오 모두 2017년 12월의 공기정화기, 방진 마스크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이들 업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스모그 대비상품 광고를 찾기가 힘들다.
올겨울 징진지·주변 지역의 대기질 개선이 뚜렷하다. 중국 환경보호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월 징진지 및 주변지역의 PM 2.5 월평균농도가 전년에 비해 37% 하락했다.
다년간 방진 마스크 마케팅을 해온 광저우(廣州) 모 업체의 청시칭(程錫淸) 마케팅팀장은 "작년 대비 마스크 매출이 50% 이상 하락했다"며 "많은 중개상이 지난해 여름 마스크 물량을 확보해 겨울에 팔려고 했으나 이처럼 수요가 폭락할 줄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개상별로 최소 수백만 위안에서 최고 2천만 위안(약 32억8천만원)의 재고를 떠안았다고 밝혔다.
즈미(智米)과학기술 사의 샤오미(小米) 공기정화기는 작년 겨울 200만대의 판매량으로 업계 1위를 기록했으나 올겨울 판매량에 관해서는 침묵해 업계 사정을 미루어 짐작게 했다.
한 가전업계 분석가는 "북부지방의 대기질 개선으로 공기정화기 등 스모그 대비 상품 판매가 줄었지만 전국적으로 소비자 수요가 있어 판로 개척이 가능하다"고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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