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2심 재판 앞두고 긴장 고조…10월 선거에 미칠 영향 촉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게 실형이 선고되면 전국적인 항의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은 오는 24일 열리는 부패혐의 2심 재판에서 룰라 전 대통령에게 실형이 선고될 경우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동자당 지도부는 "룰라 전 대통령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것은 전쟁을 선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시위가 전국 규모로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노동자당은 1심에 이어 2심 재판에서도 룰라 전 대통령에게 실형이 선고되고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불복종 운동과 함께 민중봉기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상파울루 주 과루자 시에 있는 복층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은 남부 포르투 알레그리 시에 있는 지역 연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며, 2심 재판에서도 실형이 선고되면 2018년 대선 출마가 좌절될 수 있다.
검찰 쪽에서는 2심 재판에서 룰라 전 대통령에게 실형이 선고되면 즉각 체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노동자당은 재판 일정에 맞춰 23∼24일 포르투 알레그리 시와 상파울루 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23일 집회에는 지난 2016년에 탄핵당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룰라 지키기'에 당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25일에는 전국집행위원회를 열어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룰라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발표할 계획이다.
'좌파의 아이콘'으로 일컬어지는 룰라 전 대통령은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면서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힌다. 올해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의원 선거에서 룰라 전 대통령이 지지하는 후보를 찍을 의향이 있다는 답변이 50%에 달할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이 여전히 크다.
대선 1차 투표일은 10월 7일이고,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가 시행된다.
대선 투표일에 주지사와 연방 상·하원 의원, 주 의원을 뽑는 선거도 시행된다. 주지사 선거는 대선과 마찬가지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0월 28일 결선투표가 이루어진다.
연방 상·하원 의원과 주 의원 선거에서는 최다 득표자가 무조건 승리한다. 연방상원은 전체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을, 연방하원은 513명 전원을 새로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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