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달러 규모 미납대금 다이아몬드, 금, 콜탄으로 지급 제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베네수엘라가 의약품 구매대금을 다이아몬드 등 귀금속으로 대신 지급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월 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50억 달러 규모의 의약품 대금이 밀린 베네수엘라 보건부는 지난달 제약회사 관계자들과 만나 귀금속으로 구매대금을 대신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베네수엘라가 제시한 귀금속은 다이아몬드, 금, 휴대전화와 플레이스테이션 제조에 사용되는 희귀 금속인 콜탄이다.
제약사들이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였는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제약사들은 비화폐 거래에 대한 사내 규정이 없다며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제시한 물물 교환 방식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국제유가 하락과 과도한 무상 복지 지출 등이 유발한 경제 위기 속에 달러 부족으로 의약품과 생필품 구매에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베네수엘라에선 생필품을 얻기 위해 물물 교환을 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는 1천410억 달러의 대외 부채를 제때 갚지 못하는 등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최근 수개월 동안에만 부채 7억 달러를 갚지 못했다. 이 때문에 살인적인 물가상승에 더해 수입 감소로 식품·의약품·생필품난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화는 지난해 달러 대비 가치가 97%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은 4천115%에 달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도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이 2천%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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