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연기, 남북회담에도 훈풍 부나

입력 2018-01-05 09:40   수정 2018-01-0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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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훈련 연기, 남북회담에도 훈풍 부나

北의 회담태도에 긍정영향 미칠 듯…"오늘 회담관련 답변 가능성 높아"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한미 정상이 4일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합의함에 따라 고위급회담 개최 문제를 비롯한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향해 오래전부터 줄기차게 요구해 온 사안이다. 물론 '중단'이 아닌 '연기'이긴 하지만 해빙기에 접어든 남북관계의 복원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훈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통상 매년 3월 말에서 한 달 정도 진행되는 한미연합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에는 해외에서 증원되는 병력을 포함해 미군 1만여 명이 동원되고 전략무기도 대거 출격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연합훈련 때마다 언제 '훈련' 상황이 '실전'으로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초비상에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1일 신년사에서도 우리 정부를 향해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 연습을 그만둬야 하고 미국의 핵장비들과 침략무력을 끌어들이는 일체의 행위들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는 북한이 거듭 주장해 온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과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를 중지하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 이전부터 한미는 연합훈련 연기를 검토해 왔지만, 모양새만 놓고 보면 남북이 '김정은의 신년사(1일)→우리의 고위급 회담 제안(2일)→판문점 연락 채널 정상화(3일)→한미 연합훈련 연기(4일)' 등으로 매일 화해 제스처를 주고받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셈이다.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 연기 소식이 우리가 제안한 '9일 고위급 회담 개최'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하고 있다.
북한은 3일 판문점 연락 채널을 정상화한 뒤에도 4일까지는 고위급 회담에 대해 이렇다 할 답변을 주지 않았는데, 고위급 회담 제의를 그대로 수용할지, 수정제의를 할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통일부 관계자는 5일 "오늘은 북한이 답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면서 "연합훈련 연기도 북한이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고려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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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연합훈련이 '중단'이 아닌 '연기'라는 점에서 남북관계에 있어 긍정적인 분위기가 지속되는 데도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평창올림픽이 끝난 4월 중순 이후에 연합훈련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북한이 이를 트집 잡아 도발이라도 한다면 남북관계는 다시 한순간에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통일부 관계자는 "평창올림픽 이후 상황을 지금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제안한 남북회담부터 잘 이끌어 대화의 모멘텀이 유지되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연합훈련 연기 결정은 새로운 국면을 모색하는 데 있어 남북관계는 물론 궁극적으로는 북미 관계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transi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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