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신문들 1면보도…"대북포위망 느슨해질까 우려"표시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밤 전화통화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 일본 주요 신문 대부분이 5일자 조간신문에 비중있게 관련 소식을 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언론들은 미국이 남북간 대화를 후원하기로 했다고 사실 중심으로 보도를 하면서도, 미국과 일본이 남북대화 움직임으로 대북 포위망을 느슨하게 할까 우려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훈련의 연기를 받아들였다며 한국이 9일 개최를 제안한 남북회담 실현에 측면 지원하는 형태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도 한국과 미국 대통령이 전화 회담을 통해 평창 올림픽 중 한미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동시에 양국간 결속도 확인해 남북 관계 개선이 한미일 협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중국·러시아에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들은 남북간 관계 개선 움직임에 대해 연일 경계론을 펴고 있다. 일부 일본 매체는 한미 연합훈련 연기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논조를 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의 보수파 사이에서는 문 대통령이 북한의 시간벌기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미국과 일본이 북한에 대한 포위망이 느슨해지는 '한국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을 통해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 대화를 제안한 것을 야구의 '구세다마(くせ球·직구처럼 보이지만 타자 앞에서 변하는 공)'에 비유하며 한국 정부가 북한의 의도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 남북 대화를 비핵화를 향한 첫 걸음으로 삼는 영리한 외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을 통해 북한이 국제적 고립을 타파하기 위해 올림픽을 이용하려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그런 의도를 알고 미국, 일본과 긴밀해 협의하면서 (대화 국면을) 핵·미사일 문제 해결의 실마리로 삼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대북 압력 강화를 줄기차게 주장해온 일본 정부 내에서도 남북 대화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가 북한이 핵·미사일 계획을 포기하지 않는 한 대화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정부 내에서는 평창 올림픽 전에 북한에 융화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에 대한 불신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대북 압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면서 북한에 대한 압력 노선으로 결속할 것을 각국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압력을 최대한 높여 정책을 바꾸게 해야 한다"며 기존과 같은 톤으로 대북 압박 정책을 강조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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