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숙소에 배달된 '위험 약물'…1명 '인위적 혼수상태'·6명 퇴원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에서 하얀 약 가루를 마약인 줄 알고 과도하게 흡입한 유럽 배낭여행자 9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2명은 사흘째 사경을 헤매고 있다.
5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여행자 숙소로 쓰이는 호주 서부 퍼스의 한 주택에서 지난 2일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유럽 출신 20대 배낭여행객 9명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다행히 다른 거주자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지금까지 6명이 퇴원했다.
프랑스 국적의 남성 2명은 여전히 생명이 위독하고, 독일 여성 1명은 "인위적 혼수상태'(induced coma)지만 안정적이다.
국적은 프랑스 5명, 독일 2명, 이탈리아와 모로코 각 1명이다. 남성 7명과 여성 2명으로, 나이는 모두 21살부터 25살 사이다.
퇴원한 이들은 당시 숙소를 떠나고 없는 사람에게 배달된 포장 안의 백색 가루를 보고 코카인인 줄 알고 흡입했다고 말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이들은 마비 증세를 보이고 말을 하지 못했으며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 또 몸은 뜨겁고 심장은 가삐 뛰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결과 이들이 흡입한 것은 일반 처방 약으로 멀미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히요신(Hyoscine)인 것으로 확인됐다.
히요신은 기호용으로 남용되고 있는데, 매우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언론은 전했다.
경찰은 이 약물이 어디서 왔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한편, 약물을 흡입한 이들 대부분은 의료보험 처리가 안 되는 만큼 수천 호주달러(수백만 원)에 달할 치료비를 부담해야 할 형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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