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행항로 M503 등 4개신설…대만,언제든 군사용 전환가능성에 긴장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중국이 대만을 사이에 둔 대만해협 중간선에 바짝 붙인 새 항공노선을 일방적으로 설정한 데 대해 대만이 격렬하게 반발했다.
5일 대만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민항국은 전날 대만해협 중간선 부근의 항로인 M503선, 그리고 그걸 서쪽으로 잇는 부가 항로 3개를 설정하고 중국 국적 여객기의 운항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마잉주(馬英九) 총통 시절에는 항공노설 개설을 사전 협의했으나,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는 전혀 협의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중국이 신설한 항로는 M503선의 북행 항로 그리고 그 항로에 서쪽의 둥산(東山)시·푸저우(福州)시, 샤먼(廈門)시를 가로로 연결하는 W121, W122, W123선이다.
M503선은 대만해협 중간선에서 서쪽 최단거리로 7.8㎞ 떨어진 민항기 노선으로 지난 2015년 3월 남행 항로만 개통된 바 있다. 이곳을 지나는 여객기는 하루 평균 60∼70여대에 이른다.
마샤오광(馬曉光) 중국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2년에 걸쳐 M503 남행항로를 운영하면서 대만과 기술적 소통을 유지해왔다"며 "신설 항로가 항공편 급증에 따른 항로 부족을 해결해 비행 지연을 줄이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항공운항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날 오전 8시 1분∼5분 사이 샤먼과 푸저우 공항을 통해 대만 진먼(金門)섬과 마쭈(馬祖)섬 공항 관제탑에 해당 노선을 운영한다고 일방적으로 통지한 뒤 항공기 운항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중국 동방항공, 샤먼항공, 홍콩항공 등의 12개 항공편이 M503선의 북행 항로를 통해 비행했고 샤먼항공은 푸저우와 샤먼을 잇는 W122, W123선을 이용했다.
대만과 협의없이 이뤄진 이번 항로 신설에는 중국이 대만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중국이 신설항로를 이용해 대만의 방공체계를 압박하고 군용기를 민항기로 위장시켜 운항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만의 시각이다.
대만 측은 즉각 이 항로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만 대륙위원회 장샤오웨(張小月) 주임은 "양안간 협의와 소통이 없이 중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일"이라며 "지난 2015년 3월 타결된 양안 합의안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장 주임은 "민간항공 운항을 빌미로 삼아 정치적, 군사적으로 부당한 압력을 가하려는 것"이라며 "대만해협의 현상유지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 집권 이후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일부로 간주하는 압박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이 지역 일대의 정찰, 감시를 강화하고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침범해 대만의 안전을 위협하는 자는 규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대만해협 중간선을 기준으로 서쪽 중국편에 대만의 부속섬인 진먼(金門)과 마주(馬祖)가 있기 때문에 항로 신설에 따른 비행안전 문제도 제기된다.
린궈셴(林國顯) 대만 민항국장은 "신설 노선 중 푸저우, 샤먼 항로는 대만 북부 타이베이발 마주행,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과 타이난(台南)발 진먼행 항로와 충돌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기존 M503선 남행항로는 대만해협 중간선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 설정돼 항공기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
대만 민항국은 80여 개 항공사에 서신을 보내 해당 항공노선을 이용하지 말 것을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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