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금융업 인가 "가급적 빨리" 재신청 의지 밝혀
인도네시아 등 해외 증권사 인수 검토…올해 코스피 추가 상승 낙관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가급적 빨리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윤경은 KB증권 사장은 7일 연합뉴스와의 신년인터뷰에서 단기금융업 인가 절차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해 아쉬움을 담아 이같이 말했다.
KB증권이 지난 3일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하자 옛 현대증권 시절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에 대한 '기관경고' 여파라는 얘기부터 사업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때문이라는 해석까지 구구한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다.
하지만 윤 사장은 자세한 배경 설명은 피하면서도 어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신규 사업을 하겠다는 의지는 여전히 굳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감독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조심스럽지만 잘 협조해 되는 방향으로 하려 한다"며 사업 방향도 소개했다.
예를 들면 KB금융그룹 내 은행 고객군과 중복되지 않도록 중소기업 쪽으로 강점을 살려 조달한 자금을 대출, 출자 등 기업에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쓰겠다는 식이다.
특히 그는 "단기어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도 중요하고 투자 여력이 늘어나면 그만큼 리스크도 커진다"며 KB국민은행 출신 심사인력을 활용해 심사 전문성을 보강하는 방안도 향후 계획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년간 KB금융지주나 KB국민은행에서 KB증권으로 온 인력이 40명이 넘고, 그 반대의 경우도 10여 명이 된다"며 모집 과정을 거쳐 교차 발령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KB증권은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으로 작년 초 출범했고 윤 사장은 전병조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를 맡아 지난 1년간 KB증권 통합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통합 과정에서 생각만큼 혼란이 없었고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사업을 중심으로 은행과 증권의 협업 체제도 갖췄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WM 부문은 KB국민은행과 50개의 복합점포를 이미 구축했다. 올해 15개의 복합점포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윤 사장은 "현재 증권사 점포가 110개니까 절반 이상이 복합점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B증권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올해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문은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원년에는 은행과 증권 간 시너지를 얻는 데에 우선으로 노력했지만 이미 어느 정도 협업 체계가 안정화된 것으로 보고 증권업 자체 역량을 더 키우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WM에서는 자산을 늘리고 상품 경쟁력을 키우는 게 과제이고 IB에서는 기업공개(IPO) 같은 주식발행시장(ECM)도 좀 더 키워야 한다"며 "ECM도 업계 2위까지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IB 사업의 또 다른 축인 채권발행시장(DCM)에서는 KB증권이 업계 1위다.
KB증권은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홍콩 현지법인에 8천만 달러를 증자했고 베트남 현지 증권사인 매리타임증권(Maritime Securities Incorporation)도 인수했다.
윤 사장은 "과거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 시도가 성공하지 못했지만, 글로벌화는 피할 수 없는 추세로 이제 다시 시작할 시점"이라며 "추가로 인수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먼저 추가 진출을 검토하는 지역은 인도네시아 등 몇몇 신흥국이다.
올해 증시에 대해서는 코스피 상한을 최고 3,060까지 전망하면서 낙관적인 견해를 전했다.
윤 사장은 "올해도 기업 실적이 상당히 좋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작년에는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 증시 위주로 자금이 몰렸지만, 올해는 중국, 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같은 신흥시장으로 자금이 순환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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