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평화통일 역할 모색·한상네트워크 활성화 등도 힘쓸 것"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보훈청이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펼친 공로를 인정해 서훈 대상자를 발표했지만 후손에게 전달되지 않은 경우가 1천300여 명에 달합니다. 독립운동가 후손찾기는 자신들의 조상이 모국의 독립운동에 헌신했다는 사실도 모른 체 살아가는 후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일입니다."
국내 최대 재외동포 연구단체인 재외한인학회의 2018∼2019년 회장으로 취임한 김재기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지 7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해외 독립운동가에 대한 서훈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한인의 독립운동 연구 활성화를 위해서도 후손 찾기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년간 3차례 쿠바를 방문해 독립유공자 후손 8명을 찾아냈고 이 중 3명에게 서훈이 전달되도록 도왔다. 2월에도 학과 학생들과 쿠바를 방문해 독립유공자 후손 찾기에 나설 계획이다.
김 회장은 "쿠바의 경우 23명의 서훈자가 있는데 지금까지 후손에게 전달된 것은 4건에 불과하다"며 "수교국인 멕시코의 경우는 후손찾기가 더 쉬울 텐데도 46명 가운데 2명에게만 전달됐을 정도"라고 안타까워했다.
서훈이 전달되지 못한 사례는 중국과 러시아가 제일 많고 그다음으로 미주 등이다. 김 회장은 우선 해당 지역의 학회 회원들과 함께 후손찾기를 여러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988년 설립돼 올해 30주년을 맞는 재외한인학회에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중앙아시아 등 10여 개 국가의 한인 학자와 국내 학자 3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연례학술회의와 동포 관련 주요 이슈에 대한 특별학술회의를 5~6차례 열고 있으며 전국 규모 학술지인 '재외한인연구'를 연 3회 발간한다.
김 회장은 학회의 30년 성과에 대해 "대학에 재외동포 관련 학과 개설과 강좌 등이 생겨나고 석·박사 학위 논문도 꾸준히 나오는 등 재외동포를 학문의 한 분야로 끌어 올린 것"이라며 "아직 위상은 미비하지만 정치학, 법학, 경제학, 역사학, 문화인류학, 교육학 등 전통 학문과의 융합이 활발히 전개되고 후배 학자들도 꾸준히 배출되고 있어 학문적 위상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점검하기 위해 '재외한인연구 30년의 회고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올해가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인 것에 맞춰 정치·경제 분야에서 재외동포의 모국 기여를 주제로 한 포럼도 연다.
국내외 지회구축에도 나선다. 김 회장은 "각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열리는 학술 행사 등을 지원하고 공동 개최 등을 통해 지역별 네트워크 활성화에 앞장설 것"이라며"호남·경기·충청·경상지회와 미주·일본·중국 지회 등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평화통일에 대한 재외동포의 역할 모색, 세계한상네트워크 활성화, 재외선거와 차세대 정치력 신장 등도 학회의 중점 연구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전남대 세계한상문화연구단 기획연구실장으로 재직하며 33권의 재외한인총서 발간을 주도했고, 현재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평화분과 상임위원, 국무조정실 국정평가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북한연구학회 부회장·한국정치학회 북한통일분과위원 등을 맡고 있다.
지난해 학회는 재외동포재단과 공동으로 국내외 동포 분야 연구 학자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세계한인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김 회장은 "한민족 공동체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담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이 대회를 정례화하는 데도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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