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굴·에어리얼·스키크로스 등 다양한 볼거리
10개 금메달…한국, 모굴 최재우 등 새 역사 도전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리스타일 스키는 말 그대로 스키를 타고 다양한 몸짓으로 설원을 자유롭게 누비는 여러 경기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다소 광범위한 이 이름엔 통상 모굴·스키크로스·하프파이프·슬로프스타일·에어리얼 등 5개 종목이 포함된다.
프리스타일 스키에선 속도만을 겨루는 알파인 스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공중돌기 등 화려한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다.
1950년대 미국에서 발달하기 시작해 올림픽에선 1988년 캘거리 대회에 시범종목으로 등장했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모굴, 1994년 릴레함레르 대회에서는 에어리얼이 정식 종목에 포함되는 등 확대돼왔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남녀 모굴·스키크로스·하프파이프·슬로프스타일·에어리얼에 총 10개의 금메달을 놓고 전 세계 선수들이 경쟁을 펼친다.
2월 9일 남녀 모굴 예선을 시작으로 23일 여자 스키크로스 결승까지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다.
이름만 봐선 언뜻 어떤 경기인지 머릿속에 그리기 어려운 프리스타일 스키 중 잠깐만 봐도 쉽게 알아챌 수 있는 종목은 '모굴'이다. 올록볼록한 바닥의 코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통과하고 두 차례 점프에서는 기술 난도와 자세 등으로 점수를 매긴다.
둔덕을 통과할 때의 회전(턴)이 점수의 60%를 차지하지만, 속도와 점프 기술도 적지 않는 비중을 가지는 만큼 다방면의 스키 기량이 요구된다.
'에어리얼'은 기계체조의 도마에 자주 비교되는 종목이다. 도마 경기처럼 도약을 거쳐 날아올라 착지하는 한 번의 연기를 펼쳐 그 높이나 동작의 완성도, 착지 등을 통해 순위를 가린다. 도약이 20%, 폼이 50%, 착지가 30%를 차지한다.
특성상 기계체조에서 전향하는 선수가 많은 종목이기도 한데, 한국에서도 '도마의 신' 양학선을 키워낸 조성동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기계체조 선수 출신인 김남진(22·한국체대) 등이 1세대 개척자로 꼽힌다.
'하프파이프'는 이름처럼 '반으로 자른 파이프' 모양의 슬로프에서 펼쳐진다.
선수들은 너비 19∼22m, 높이 6.7m의 반원통 모양 코스의 양쪽 끝을 쉴 새 없이 오르내리며 공중회전이나 점프를 선보인다.
파이프의 끝 부분(플랫폼)에서 점프하는 높이가 통상 3m를 넘는 만큼 아찔한 박진감을 주지만 그만큼 부상 위험이 크기도 하다. 조금이라도 나은 기술을 선보이려다 한 순간 실수가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결선에서 한국 선수 사상 최고 성적인 7위에 오른 김광진(23·단국대)은 이 대회에서 입은 부상으로 최근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받아 평창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슬로프스타일'은 레일이나 테이블, 박스 등 여러 기물과 점프대로 코스가 구성돼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기물 위에 올라선 채 내려온다거나 점프대에서 공중 동작을 선보인 뒤 착지하는 등 역동적인 연기가 이어진다.
하프파이프나 슬로프스타일에선 연기 전반의 과정을 5명의 심판이 종합적으로 평가해 100점 만점으로 부여한 점수의 평균을 내고, 두 번의 연기 중 더 높은 쪽을 선수의 최종 점수로 삼는다.
'스키크로스'는 프리스타일 스키 종목 중에선 유일하게 여러 선수가 동시에 경기한다는 점에서 다른 종목과 다르다. 통상 4명이 1개 조로 경주를 펼치면서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멋짐'보다는 속도에 방점이 찍힌다.
역대 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에선 미국이나 캐나다, 유럽 국가가 득세한 가운데 아시아에선 중국과 일본이 에어리얼이나 하프파이프 등에서 메달을 보유하고 있다.
평창올림픽에서도 남자 에어리얼 강자인 치광푸(28·중국) 등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프리스타일 스키는 한국에선 알려진 지 오래되지 않다 보니 올림픽 출전 역사도 길지 않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미국 입양인 출신으로 이름이 알려진 토비 도슨(40) 감독의 지도 속에 모굴이 그나마 두각을 나타냈다.
간판선수인 최재우(24·한국체대)는 생애 두 번째 올림픽에서 최고 성적을 노린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인 5위에 오른 최재우는 소치 올림픽에서 한국인 선수 최초 프리스타일 스키 결선에 진출했으나 실격해 평창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다.
그는 지난달 두 차례 월드컵에서 연이어 4위에 오르며 조심스럽게 메달 희망도 엿보고 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듀얼 모굴 4위에 오른 여자부의 서지원(24·GKL), 지난해 월드컵 7위를 기록한 여자 슬로프스타일의 이미현(24) 등도 주목할 선수들이다.
song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