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60여년 전 미국에 본격적인 패스트푸드 시대를 연 맥도날드 체인 1호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5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전날 시카고 북서부 교외도시 데스플레인스에 위치한 체인 1호점 박물관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일리노이 출신 세일즈맨 레이 크록(1902~1984)이 캘리포니아에서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던 맥도날드 형제를 설득해 프랜차이즈 회사를 차리고 1955년 4월 15일 처음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당시 햄버거 1개 가격인 '15센트'(약 150원)가 새겨진 대형 간판, 맥도날드를 상징하는 노란색 아치, 조리기구와 장비가 갖춰진 주방, 가구 등 맥도날드 초기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위스콘신주 남부와 일리노이주 북부를 잇는 데스플레인강 유역 상습 침수지구에 자리잡고 있어 홍수 피해를 반복해 겪어야 했다.
맥도날드는 1984년까지 원래 건물 그대로 영업해오다 큰 홍수 피해를 보고 설계도면 원형 그대로 재건립한 뒤 박물관으로 보존해왔다.
하지만 2008년부터 일반에 대한 내부 공개를 중단하고 건물 밖에서 유리창을 통해 박물관을 구경할 수 있도록 제한하면서 방문객 수가 하루 10여 명, 한해 3천~4천 명으로 급감했다.
작년 1월 맥도날드 창업자 크록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파운더'(The Founder)가 개봉한 뒤 '반짝 효과'를 봤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1호점 박물관 철거 결정과 관련, 맥도날드 측은 "과거에 대한 향수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지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맥도날드 측은 1호점 박물관의 주요 간판과 전시물 등 역사적 가치가 있는 물품은 잘 보관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맥도날드는 시카고 서부 교외도시 오크브룩에 소재한 본사를 올봄 시카고 도심으로 이전한다. 맥도날드는 방송계 거물 오프라 윈프리가 직접 건립하고 1987년부터 2011년까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유명 토크쇼를 제작한 하포 스튜디오 단지에 2억5천만 달러(약 2천700억 원)를 투입, 13층짜리 건물을 신축하고 입주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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