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8년차 시리아 '소말리아화' 우려…포연 줄어도 협상 불투명

입력 2018-01-06 19:59  

내전 8년차 시리아 '소말리아화' 우려…포연 줄어도 협상 불투명
"시리아군, 단독으로 반군 제압 못해…반군, 외부 지원으로 저항 계속할 듯"
소말리아처럼 분열·무정부 상태 장기화할 수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내전 8년차를 맞은 시리아 사태는 새해부터 젖먹이를 비롯한 민간인이 하루 수십명씩 희생되며 또다른 피의 한 해를 예고했다.
6일(현지시간)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 등에 따르면 이달 3∼4일 수도 다마스쿠스의 동쪽 동(東)구타에서 러시아군의 공습 등에 주민과 전투원 40여명이 숨졌다.
러시아군을 등에 업은 시리아군은 북서부 이들리브주(州)에서 반군을 밀어붙이며 빠르게 전진하고 있다.
작년 10월말 시작된 공세로 시리아군은 이들리브 남부와 하마 북동부에서 주요 지역을 탈환했다.


이들리브와 동구타는 얼마 안 남은 반군 지역이다.
두 지역 모두 러시아 주도의 '긴장완화지대', 속칭 '안전지대'로 지정된 곳이나 시리아군은 '급진조직'은 휴전에서 배제된다는 조건을 근거로 공격을 퍼붓고 있다.
이들리브에는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에 뿌리는 둔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동구타에는 수니파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는 '자유시리아군'(FSA) 계열의 '자이시 알이슬람'이 손꼽히는 조직이다.
올해 시리아군과 동맹은 '급진조직 소탕'을 빌미로 반군 지역을 잠식, 러시아가 개최하는 '시리아 국민대화 대표자회의'에서 협상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점쳐진다.
시리아 사태의 또다른 한 축,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전쟁도 시리아 동부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다.
IS는 시리아·이라크 점령지 대부분을 상실했으나 시리아 동부에서 유프라테스강을 따라 알마야딘과 알부카말에 잔존 세력이 저항하고 있다.



3개의 전장 외에 시리아 북부에서 터키와 쿠르드계의 갈등이 언제든 물리적 충돌로 악화할 수 있다.
또 과거 시리아 사태의 중심 축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반정부 세력 사이 내전, IS의 확장이었지만 이제는 이란의 시아파 패권주의와 이를 저지하려는 세력 사이 대립으로 이미 옮겨졌다는 시각도 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의 제임스 겔빈 교수(중동학)는 "시리아군이 지난 2년간 영토를 많이 수복했으나 그것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이란군, 이란 민병대가 있어서 가능했지 자력으로만 이룬 것이 아니었다"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설명했다.



중동 전문가들은 올해 시리아 사태가 과거에 비해 무력충돌 지역이 좁아지고 교전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정치적 타결 가능성에 관해 비관적으로 봤다.
비록 전만큼은 아니어도 미국, 터키, 걸프국이 반군 조직을 계속 지원하고 있기에 반군이 단기간에 무장을 해제하고 저항을 중단하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러시아군과 시아파 병력의 대대적 지원을 받는 시리아군이 우위에 있겠지만 반군 조직을 조기에 제압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시리아가 소말리아처럼 만성적인 분열·무정부 상태로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가 차차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2013년 11월 유엔과 아랍연맹의 시리아 담당 특사로 활동한 라크다르 브라히미는 "평화협상이 성공하지 못하면 시리아내전은 시리아의 소말리아화(化)로 귀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겔빈 교수는 "시리아에 유엔 등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정부가 생기겠지만, 그 정부는 소말리아처럼 재임하되 전 영토를 통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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