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미군 헬기와 비행기 사고가 잇따르는 일본 남부 오키나와(沖繩)에서 이번에는 미군 헬기가 주택과 가까운 해변에 불시착하는 상황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6일 NHK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께 오키나와현 우루마시(市) 이케이지마(伊計島)의 동쪽 해변에 미군 해병대의 UH1 헬기 1대가 불시착했다.
헬기가 불시착한 곳은 주택에서 불과 100m 떨어진 해변이다. 이케이지마는 오키나와 본섬과 다리로 연결돼 있어 이 해변은 관광객과 주민들이 서핑을 하러 자주 찾는 곳이다. 다행히 불시착 과정에서 주민들이나 헬기 탑승자 4명 중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미군측은 불시착에 대해 "경고등이 점등했기 때문에 사고 예방을 위해 착륙했다"고 설명했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인명 피해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자칫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오키나와에서는 지난 1년여 사이 미국 헬기·비행기와 관련한 사고가 끊이지 않아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2016년 12월 현내 나고(名護)시 인근 해상에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가 추락한 뒤 오키나와에서 미군기에 의한 사고는 20건 이상이나 발생했다.
지난달 기노완(宜野彎)시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 인근의 초등학교 운동장에 비행 중이던 미군 헬기에서 금속 창이 떨어졌고, 인근 보육원에서는 비행 중인 미군의 같은 기종 헬기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원통형 물체가 발견됐다.
이날 헬기 불시착을 목격한 오키나와 거주 한 남성은 "미군 헬기는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서 불안하다. (미군이 오키나와를) 조용한 섬으로 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반발하자 일본 정부의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출장지인 몰디브에서 일본 기자들에게 "미군에 재발 방지를 확실히 요구하겠다"고 말하며 진화에 나섰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