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대 교수 등도 장기비자 받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외국인 고급 인재 영입을 위해 세계적인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 사 임원에게 '10년 비자'를 첫 발급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외국전문가국은 외국인 고급 인재를 대상으로 발급하는 최장 10년짜리 장기비자를 MS 사의 아시아·중동·아프리카 지역 인사 담당 임원인 사주 조지(Saju George)에게 처음으로 발급했다.
이어 미국의 명문 대학인 퍼듀대학의 충구(Chon Gu) 교수와 남캘리포니아대학의 루치오 소이벨만(Lucio Soibelman) 교수가 장기비자를 받았다.
중국은 비자 발급과 이민 제도가 매우 엄격하지만, 이 비자를 발급받으면 5년이나 10년 동안 중국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으며 한번 방문 때 최장 180일 동안 머무를 수 있다.
비자는 닷새 안에 무료로 발급되며, 해당 고급 인재의 배우자와 자녀도 받을 수 있다.
이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외국인 인재는 노벨상 수상자, 중국 국영 매체의 편집인, 국가 및 성(省)급 스포츠팀에서 활동하는 코치와 운동선수, 세계 일류 대학의 박사 학위 취득자, 중국 평균 임금보다 6배 이상의 임금을 받는 외국인 등이다.
지난해 베이징 주민의 연간 평균 수입은 9만2천477위안(약 1천520만원)이었다.
이 비자는 독일을 대표하는 기업인 지멘스의 최고경영자(CEO) 조 케저(Joe Kaeser) 등 여러 다국적 기업 CEO가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파격적인 혜택을 내놓은 것은 과학과 기술 등의 분야에서 최고의 외국인 인재를 끌어들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 유럽을 따라잡는다는 '과학 굴기(堀起)'의 목표 아래 과학자, 발명가, 기업 경영자 등 국가에 탁월한 공헌을 할 수 있는 외국인에 영주권을 주는 프로그램을 2004년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이를 더욱 확대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비판적인 성향의 인사에게는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등 비자 제도를 자의적으로 운용한다는 비판도 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아시아 연구 주임인 엘리자베스 이코노미는 "중국 정부에 비판적이거나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인사에게는 비자가 발급되지 않는다"면서 "이들 인사에게 비자가 발급되더라도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기 일쑤다"고 비판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