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어머니 여의고 슬럼프 겪던 최다빈, 당당하게 평창 티켓 획득
"부츠문제? 올림픽도 짝짝이 부츠로 나갈 것"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지금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요? 엄마요."
모진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고 꿈에 그리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최다빈(수리고)은 출전권 획득의 영광을 하늘에 있는 어머니에게 돌렸다.
최다빈은 7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최종 선발 3차전 'KB금융 코리아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8'에서 총점 190.12점으로 평창올림픽 출전 자격을 가진 선수 중 1위에 올라 1~3차 선발전 종합순위 1위로 평창행을 확정 지었다. 그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떨리는 목소리로 엄마가 생각난다고 밝혔다.
그는 "돌이켜보면 그동안 힘든 일이 너무 많았다"며 "잘 극복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엄마가 많이 생각난다. 옆에 계셨다면 누구보다 기뻐하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다빈은 지난 시즌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 세계선수권대회 개인 종합 10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티켓 2장을 확보하는 등 최고의 시간을 보냈지만, 지난해 6월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시련을 겪으면서 한동안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그는 또 부츠 문제와 부상으로 고전했다. 특히 부츠가 맞지 않아 발목에 통증이 생겼고, 부상 상태는 더욱 악화했다.
최다빈은 이번 대회에 짝짝이 부츠를 신고 나왔다. 왼쪽 부츠는 2년 전, 오른쪽 부츠는 지난해 신었던 것이다.
그는 "(발목을 잡아주는 부위가 물렁물렁하게) 무너졌지만, 올 시즌 신던 부츠보다는 편하다"라며 "일단 이렇게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빈은 지난해 4월 평창올림픽 국가별 쿼터가 걸려있는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 여자 싱글에 출전해 '톱10'에 들며 올림픽 쿼터 2장을 가져왔다.
그리고 자신이 가져온 출전권을 획득해 올림픽 무대에 나간다.
이점에 관해 그는 "직접 쿼터를 따내 후배(김하늘)와 함께 올림픽에 나갈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기간 훈련 일정에 관해 "앞으로 기술적인 부분 보다는 안정적인 연기와 몸 상태에 초점을 맞춰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 새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으로 '집시의 노래'(Gypsy Melodies)를 선택했는데, 최근 지난 시즌 프로그램인 닥터 지바고로 교체했다.
이에 관해 최다빈은 "새 프로그램(집시의 노래)은 엄마가 마지막으로 알려주셨던 곡이라 이 곡으로 연기하려고 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 예전 프로그램을 다시 꺼냈다"라며 "다만 새로운 느낌을 주고 싶어 의상과 액세서리에서 변화를 줬다.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쇼트 프로그램 안무가인 미야모토 겐지에 관한 일본 매체의 질문엔 "초등학교 때 안무를 짜주셨던 분"이라며 "나를 잘 알고 계신 분이다.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는 안무를 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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