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8일 34번째 생일을 맞았지만, 북한은 별다른 경축 움직임 없이 조용한 분위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은 8일 오전까지 김 위원장의 생일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고 관련 행사 소식, 주민들의 휴무 여부도 전해지지 않았다.
대신 북한에서는 매년 해온 관례대로 김 위원장의 신년사 관철을 위한 군중대회를 지역별로 이어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북한은 1984년 1월 8일생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생일을 올해도 공개적으로 기념하지 않고 지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생일에 대해 대외적으로 '침묵'을 지키는 것은 우선 아직 공식적인 기념일로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선출판물수출입사 발간 올해 북한 달력에는 1월 8일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표기 없이 평일로 인쇄돼 있다.
이는 북한이 김일성 생일(4월 15일)을 '태양절'로, 김정일 생일(2월 16일)을 '광명성절'로 이름 붙여 국가 명절로 성대히 기념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북한이 이들 두 생일을 공휴일로 지정한 것은 각각 1974년과 1982년이다. '태양절'·'광명성절' 등의 이름은 사후에 붙은 것이지만 공휴일 지정은 이들의 생존 당시 이뤄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 집권 7년차를 맞은 올해에도 생일을 공식화하는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직 30대인 그를 김일성·김정일과 같은 반열에 올리고 출생 시기를 공개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에 관한 내용이 북한 매체에 노출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지난 2014년 1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방북했을 때 "원수님(김정은)의 탄생일을 맞으며 조선(북한)에 왔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월 8일 당일에 보도한 사례 정도가 유일하다.
북한은 지난 2016년 중앙통신을 통해 2017년 8월에 '백두산위인칭송대회'를 열겠다고 발표하면서 "다음 해 1월 김정은 각하의 탄생일을 성대히 경축"하겠다고 밝혔지만, 막상 2017년 김정은 생일에는 아무런 행사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 만큼 지도자로서 연륜이 쌓이면 생일을 대내외에 공식화하고 성대하게 경축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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