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 "美, 핵무기사용 유연화 고려…북핵시설 공격 배제안해"(종합)

입력 2018-01-07 23:59  

교도 "美, 핵무기사용 유연화 고려…북핵시설 공격 배제안해"(종합)
소식통 인용 내달초 발표 美 '핵 태세 검토보고서' 개요 보도
美CNN "점증하는 북핵 억제 초점…소형 핵폭탄 해외 배치 권고 여부 주목"


(서울·워싱턴=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내달 초 공개할 새로운 '핵 태세 검토보고서'(NPR)를 통해 핵무기의 유연한 사용을 허용하는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일본 교도통신이 7일 미 정부의 설명을 들은 복수의 의회 관계자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핵무기 없는 세계'를 추구하며 핵무기 통제와 핵 군축을 강조한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핵 정책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이라고 교도는 설명했다.
미 CNN방송은 트럼프 정부의 핵 태세 검토가 러시아뿐 아니라 점증하는 북한 핵 위협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하고, 이르면 오는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에서 검토 결과가 언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 경쟁국보다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저강도, 소형 핵무기 개발을 고려할 것이라고 소식통들이 NPR의 개요를 인용해 전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공격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탄도 미사일과 잠수함을 통해 공격하는 새로운 저강도 전술 핵무기를 개발·배치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의 기반인 '힘을 통한 평화' 기조를 반영해 미 행정부는 핵무기의 역할을 핵 공격에 대한 반격과 억지력 차원에 한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0년 발표한 NPR에서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 국가들의 중차대한 이해를 방어하기 위해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핵무기사용을 고려할 것"이라고 핵무기 역할의 감소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기본적인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과 같은 경우에도 핵 공격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이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미국의 핵 억지력이 현대적이고, 강력하고, 유연하고, 회복력이 있고, 준비된 상태로 21세기의 위협을 저지하고 동맹국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새로운 핵 태세 검토보고서 작성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이들 소식통에 따르면 새로운 NPR은 미국 핵전력의 '삼위일체'로 불리는 육지의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바다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하늘의 전략 폭격기 등 3대 축을 강조할 예정이다.
소식통들은 또 트럼프 행정부가 핵무장 순항미사일 개발을 촉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 NPR은 현재의 공중 발사 순항미사일 개발 계획과 함께 해상 발사 순항미사일 개발 계획의 윤곽도 그릴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 향후 이 같은 미사일 배치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CNN방송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할 것은 해외에 소형 핵 폭탄을 배치하거나, 파괴력이 덜한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권고안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종류의 발전은 미 대통령의 핵무기사용 결정을 한층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국방부 관리는 CNN에 "이번 검토의 목적은 잠재적인 적들에게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한 핵무기사용은 '기대이익'을 달성하지 못하며 심각한 '비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핵 태세 검토보고서는 미국 핵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보고서로, 8년마다 발간한다. 지금까지 1994년 클린턴 행정부, 2002년 부시 행정부, 2010년 오바마 행정부 등 모두 3번 발간됐다.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향후 5∼10년의 핵 정책과 관련 예산 편성이 결정된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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