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자율주행차·로봇 도우미 활약
강릉에 IoT 스트리트 조성…4배 선명한 UHD 생중계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피겨 선수가 빙판 위를 뛰어오르자 경기장 벽면을 따라 설치된 100대의 카메라 셔터가 일제히 움직인다. 카메라가 포착한 찰나의 순간은 5G 서버를 통해 경기장 내 체험존과 방송사로 실시간 전송된다.
선수의 비상은 이렇게 고스란히 박제돼 180도로 돌려볼 수 있다.
타국에서 온 방문객과의 대화도 인공지능(AI) 통·번역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문제없다. 주요 경기장과 선수촌에서는 안내 로봇이 도우미로 맹활약한다.
다음 달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올리면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은 5G, 인공지능, 로보틱스,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의 향연이 될 전망이다. 손안의 스마트폰 하나로 경기장의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끼고, 언어의 장벽도 한층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최초의 5G 올림픽…인공지능이 통·번역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차세대 통신 5G다.
평창올림픽 주관통신사인 KT[030200]는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다. 5G를 이용해 타임 슬라이스·싱크뷰·360 VR(가상현실) 등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데이터 용량이 크다 보니 현재 LTE 통신으로는 원활하게 구현하기 어렵다. 하지만 5G를 통해서라면 가능하다.
5G는 최대 속도가 20Gbps(초당 기가비트)로, LTE보다 40∼50배 빠르고, 처리 용량도 100배 많다.
5G를 이용한 실감형 콘텐츠 가운데 타임슬라이스는 피겨스케이팅, 싱크뷰는 봅슬레이, 옴니뷰는 크로스컨트리, 360 VR은 아이스하키에서는 만나볼 수 있다. 타임슬라이스는 정지 상태에서 다양한 각도의 화면을 제공하고, 싱크뷰는 선수 시점의 경기 영상을 보여준다. 옴니뷰는 선수의 이동 경로와 기록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준다.
대회 기간 5G 버스도 평창과 강릉 일대를 누빌 전망이다. 45인승 대형버스를 개조한 5G 버스는 내부를 반투명디스플레이로 꾸며 고화질(4K)의 경기 영상을 8개 채널로 동시에 보여준다. 차량통신(V2X)과 라이다(LiDAR·물체인식센서) 등을 이용해 자율주행도 가능하다.
일상 속의 5G는 세계 최초의 5G 마을인 의야지 마을에서 미리 만날 수 있다. 평창 주요 경기장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의 이 마을에는 5G 망을 이용한 증강현실(AR) 장터, 혼합현실(MR) 게임장 등이 마련됐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통·번역 기술도 관심을 끈다.
평창올림픽의 공식 통·번역 앱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지니톡이다. 인공지능 기반의 이 앱은 영어·중국어·일본어·프랑스어·스페인어 등 29개 언어를 지원한다.
지니톡을 운영하는 한컴과 로봇 제작사 퓨처로봇은 외국인을 위한 통역 로봇도 운영할 계획이다.
◇ 로봇이 안내부터 음료 서빙까지…IoT 쇼핑 체험
평창올림픽에서 만나는 로봇은 이뿐만이 아니다. 올림픽 기간 알펜시아 올림픽파크, 메인 프레스센터, 선수촌 등 곳곳에서 로봇 도우미를 만날 수 있다.
조직위원회는 총 11종, 85대의 로봇을 투입할 예정이다. 안내로봇은 주요 행사장에서 경기 일정과 관광 정보 등은 안내하고, 메인프레스센터에서는 음료 서빙 로봇이 활약한다. 1회 충전으로 30시간 동안 수심 5m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로봇도 방문객의 시선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 달 11∼12일에는 국내 대학·연구기관·기업 등이 참여하는 '로봇 스키 대회'가 열린다.
강릉 월화거리에 들어선 'IoT 스트리트'에서는 IoT·VR·동작 인식 미디어아트 등 첨단 ICT를 체험할 수 있다. 주차장에는 IoT 센서가 설치돼 주차 가능한 차량 대수를 알려주고, 의류 매장에서는 가상 피팅 체험을 제공한다.
평창올림픽은 안방에서도 초고화질(UHD)로 만나볼 수 있다.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은 올림픽 경기를 UHD로 생중계할 계획이다. 작년 5월 말 수도권에서 시작된 UHD 방송은 HD보다 4배 이상 선명한 화면과 입체 음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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