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결과제는 당원의 공천권 행사"(종합)

입력 2018-01-08 11:57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결과제는 당원의 공천권 행사"(종합)
중앙선관위 법제국장, '민심연대' 주최 첫 워크숍서 주장
선거제도 개편 여야 단일안 위한 '민심연대' 본격 가동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려면 현행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당원이 공천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정당 공천의 민주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신광호 법제국장은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당적 의원모임 '민심 그대로 정치개혁연대'(민심연대) 주최 첫 워크숍 발제문을 통해 "정당 공천이 소수 실력자에 의해 이뤄진다면 정치가 퇴행할 수 있다"며 "비례대표 의석 확대에 따른 국민적 거부감도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국장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정당 공천권은 마땅히 정당의 주인인 당원이 행사해야 한다"며 "선거권 행사의 주체가 유권자이듯 공천권 행사의 주체도 당원이 되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은 당원에 의한 공천을 법률로 명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독일과 달리 진성당원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를 탓하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 구조의 민주화를 통해 진성당원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국장은 또 당원에 의한 민주적 공천 등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당의 세포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 정당의 부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신 국장은 "중앙선관위는 2016년 8월 지역 단위 정당 조직의 민주적 운영, 고비용 해소와 회계 투명성 확보 방안 마련 등을 전제로 시·군·구당을 설치할 수 있는 정당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2004년 3월 정당법을 개정하면서 지구당을 '돈 먹는 하마'로 지목해 폐지했다"며 "지구당이 돈 먹는 하마가 된 이유는 정당의 실력자들이 당원을 들러리로 활용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당원이 정당의 주인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한다면 정당의 지역조직이 돈 먹는 하마가 아니라 정당정치 활성화의 원천으로 탈바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선관위는 앞서 2015년 2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권역별로 각 당 의석수를 정당 득표율에 따라 결정하고, 지역구 당선자를 제외한 수만큼 비례대표로 할당하는 방식이었다.
다만 신 국장은 이날 발제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보다는 찬반 양론을 소개하면서 만일 도입할 경우 선결과제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데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민심연대는 선거제도 개혁 단일안을 도출하고 정치개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말 출범한 초당적 의원모임으로, 이날 워크숍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 개선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민심연대의 본격적인 가동은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위와 별도로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는 비공식 창구가 하나 더 열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민심연대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그동안 국회에서의 개헌과 선거법 개정 논의는 사실상 진전되지 못했다"며 "민심연대에서 여야가 진솔한 의견을 나누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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