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이상 숨멎게하는 축사 악취에 고통…많이 낮췄어도 기준치 3배 이상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포곡·모현 지역의 돼지축사에서 발생하는 악취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 경기 용인시가 이 두 지역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 관리하기로 했다.
용인시는 "그동안 지도단속과 탈취제 지원 등 악취를 없애기 위해 노력했으나 악취 근절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올 상반기 중으로 포곡읍과 모현면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축산농가는 자체적으로 악취저감계획을 수립, 지정일로부터 1년 이내에 저감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시설개선 명령과 영업정지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받는다.
악취관리법에 따르면 1년 이상 악취로 인한 민원이 지속하고 악취배출기준을 3회 이상 초과한 지역은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포곡읍과 모현면은 이 두 가지 지정요건을 모두 충족한다.
포곡·모현은 30년 넘도록 악취가 발생하는 지역이다.
포곡읍 신원리 일대에는 59개 축산농가에서 4만2천여 마리의 돼지를 키우는데, 이곳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3∼4㎞ 떨어진 포곡읍내와 에버랜드까지 퍼져 주민들이 두통을 호소하고 에버랜드 입장객이 민원을 제기할 정도로 심각하다.
5개 농가에서 5천100여 마리의 돼지를 키우는 모현면도 사정은 비슷하다.
2015년 9월 용인시가 '1차 악취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축산농가에 악취저감제를 살포하고 음식물 사료 반입 농가를 단속했지만 별 효과가 없자 축사 폐쇄를 유도하는 인센티브 정책으로 전환했다.
이런 노력으로 포곡·모현의 악취농도(악취를 희석하는 데 필요한 공기의 양) 최댓값이 2016년 144배에서 2017년 44배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악취배출허용기준치인 15배의 3배에 이른다.
용인시는 지난해 11월 악취관리종합계획 수립 연구용역 결과 포곡·모현 지역의 경우 악취관리지역 지정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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