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 호주도 가계부채 '골치'…가계소득의 배

입력 2018-01-08 11:51  

'집값 급등' 호주도 가계부채 '골치'…가계소득의 배
금리인상 발목 잡고 경제도 위협…시드니 집값 상승 주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최근 수년간 집값이 급등한 호주에서 가계부채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라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고 경제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호주중앙은행의 최신 분석 자료에 따르면 호주 모든 가정의 부채는 전 가계의 소득보다 99.7%나 많다고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언이 8일 보도했다.



이는 가계부채가 가계소득의 배에 이르는 것으로, 3년 전 부채가 소득보다 67% 많았던 것보다 부채가 많이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11월까지 1년간 가구부채는 6.9%인 1천100억 호주달러(9조2천억 원) 늘었다.
생애 첫 주택구매자가 주택 시장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부채는 더 늘고 있다.
호주중앙은행은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인 가계부채가 꾸준히 상승하는 데 우려를 표시하고 있으며, 필립 로 중앙은행장은 지난해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경제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임금상승이 연간 2%에 그쳐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점도 가계부채 증가를 예고하고 있다.
반면 주택자산은 3년 전 평균 소득의 4.1배에서, 최근에는 5.2배가 될 정도로 크게 올랐다.
최근 시드니의 주택 가격이 냉각될 조짐을 보이지만 가계부채는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소매 등 다른 부문에 타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부동산 분석업체 코어로직의 연구 책임자인 캐머런 쿠셔는 올해 시드니의 주택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면서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의 톰 케네디 이코노미스트도 "많은 부채를 저소득 그리고 중간 소득층이 갖고 있고,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많은 가구가 이를 감당할 만한 능력이 없다"며 이 점이 중앙은행의 운신 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의 가계 대출 규제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코어로직은 최근 시드니의 지난달 집값이 0.9% 하락하고, 지난 4분기 전체로는 2.1% 내렸다며 지난해 중반까지 강한 상승세와는 대조적이라고 밝혔다. 또 내림세는 올해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대 도시 시드니의 연간 주택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7월만 하더라도 10.5%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2월에는 3.1% 상승으로 크게 떨어졌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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