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人] 성화봉송 보안 주자의 '안전 지킴이' 강태한 경위

입력 2018-01-09 06:30  

[평창人] 성화봉송 보안 주자의 '안전 지킴이' 강태한 경위
"강원 성화 봉송로 852㎞ 주자 못지않게 발로 뛰어다녔어요"
"최종 성화대까지 안전하게…주자들 방한 대책 완벽하게 강구"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성화봉송 주자와 경찰 보안 주자의 안전을 위해 강원도 성화 봉송로 852㎞를 주자 못지않게 뛰어다녔습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들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안전을 책임지는 '보안 주자'가 있다면 이들 경찰 보안 주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이 있다.
강원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 경비경호계 강태한(42) 경위다.
강 경위가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첫 임무를 부여받은 것은 지난해 5월이다.
성화봉송 주자의 최종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 보안 주자를 선발·관리하는 일이었다.
보안 주자는 성화를 든 주자 바로 옆에서 뛰면서 혹시 모를 주자나 성화를 향한 위해를 사전 제압한다.
성화봉송 주자를 그림자처럼 경호하는 전국 17개 지방경찰청의 보안 주자는 모두 216명이다.
전국 방방곡곡 주자가 뛰는 거리만 2천18㎞, 차량 이동 거리까지 포함하면 성화 봉송 총 거리는 3천795㎞에 달한다.
이 중 개최지인 강원도 구간은 22.4%에 달한다. 오는 21일부터 2월 9일까지 20일간 이어지는 강원도 성화 봉송 일수는 다른 지역(2∼6일)보다 월등히 많고, 뛰는 거리도 길다.
개최지인 강원도 보안 주자가 각 12명이 뛴 16개 시·도보다 2배 많은 24명인 이유다.
타 시·도보다 많은 보안 주자를 관리해야 하다 보니 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강 경위의 책무도 막중하다.
지난 10월에는 3박 4일간 보안 주자, 경찰서 경비, 교통 분야 담당자들과 함께 강원도 성화 봉송로 총 852㎞를 직접 뛰어다니면서 현장 답사를 했다.
강 경위는 "사전 답사 과정에서 일부 구간은 교통사고 위험과 도로 공사 중, 차량 진입 불가 등 여러 문제점이 발견됐다"며 "이를 동계올림픽 조직위, 해당 지자체와 협의해 조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강원도 보안 주자 24명을 선발 과정에서 에피소드도 많았다.
최소 4명이 봉송 주자 1명을 엄호하면서 뛰어야 하는 보안 주자는 민첩성과 판단력, 협동심뿐만 아니라 체력도 좋아야 한다.
이 때문에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과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때와는 달리 서류뿐만 아니라 면접을 거쳐 보안 주자를 선발했다.
우선 울트라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 완주 경험 등 기초 체력과 근무 태도 등을 꼼꼼히 살폈다.
이 과정에서 히말라야 등반 경력이 있는 강원경찰청 형사과 강슬기(29·여) 경장과 마라톤 풀코스 10회 및 보스턴 마라톤 대회 참가 경험이 있는 강원경찰청 112상황실 정연보(49) 경위가 선발됐다.
도내 최고령 보안 주자인 춘천서 남부지구대 김희철(56) 경위는 철인 3종 경기 완주, 고성서 금강파출소 이영옥(56) 경위는 맨발 울트라마라톤 완주 등의 경력이 밑바탕이 돼 보안 주자로 뛰게 됐다.
홍천서 정보과 손경희(33·여) 경사는 신혼임에도 2세 계획을 미뤄서라도 뛰겠다는 의지가 돋보여 보안 주자로 선발됐다.
강태한 경위는 "한파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기간에 성화가 강원도를 순회하는 만큼 보안 주자 등의 방한 대책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성화가 최종 성화대에 점화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안전하게 봉송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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