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파가니니 난곡, 피하고 싶었던적 없어"

입력 2018-01-08 14:46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파가니니 난곡, 피하고 싶었던적 없어"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선정…5차례 무대에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난곡으로 유명한) 파가니니의 곡을 피하고 싶은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파가니니 곡들에 압도됐다기보다는 더 바이올린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죠."
2015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23)는 8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파가니니는 내게 바이올리니스트 꿈을 심어준 작곡가"라고 말했다.
양인모는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의 첫 번째 한국인 우승자일 뿐 아니라 2006년 이후 9년 만에 탄생한 1위 수상자로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복잡한 구성과 고난도 테크닉을 요구하는 파가니니 곡을 능숙하게 풀어내곤 한다.
그가 처음 파가니니를 접한 것은 7세 때. 이모가 선물해준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앨범을 통해서다.
그는 "바이올린에서 그런 소리가 나올 수 있는지도 몰랐고, 그런 속도가 가능한지도 몰랐다"며 "이후 바이올린을 더 연습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콩쿠르 우승 특전으로 파가니니가 실제 사용했던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작곡가를 더 가깝게 느꼈다.
"처음 그 악기를 봤을 때 파가니니의 땀으로 보이는 얼룩이 보이더라고요. 작곡가의 존재가 확 느껴지던 순간이었습니다. 콩쿠르에서 우승자가 나올 때만 악기를 박물관에서 꺼내주기 때문에 악기 보호에도 굉장히 신경을 썼습니다. 제 옆에 경호원 4명이 서 있었죠. 악기 소리는 '캐논'(cannon·대포)이란 별명다웠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렇게 소리가 큰 악기를 써 본 적이 없습니다."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그는 5차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여기에도 파가니니의 24개 카프리스 전곡 연주(5월 3일)가 포함됐다.
파가니니의 24개 카프리스는 너무도 복잡한 구성을 취하는 탓에 연주라기보다는 일종의 서커스나 연습곡이라는 선입견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양인모는 "카프리스가 연습곡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작 파가니니는 그의 24개 카프리스를 공연에서 연주한 적이 없습니다. 파가니니가 여태껏 수많은 바이올리니스트를 고생시킨 이 카프리스를 왜 작곡했을지 궁금합니다. 카프리스가 연습곡이 아닌 연주곡으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연주하고 싶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재 입학해 수학한 그는 현재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학사과정을 마치고 최고연주자 과정에 있다.
젊은 음악가다운 자유분방함도 엿보인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 록밴드 '라디오헤드'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그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라디오헤드와 비슷한 사운드의 곡을 작곡하는 게 취미다.
"라디오헤드 가사가 정말 철학적이거든요. 굉장히 깊게 생각하게끔 하는 노래가 많아요. 특수 효과들이 특히 흥미로운데,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소리죠. 그런 소리의 합이 주는 새로운 감정들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새해 목표로는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준비를 잘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오는 11일 금호아트홀 신년음악회로 관객과 첫 인사를 한다. 힌데미트와 이자이, 그리그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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