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특정감사 14건 적발…예산 4억원 감액, 경고·주의 등 조치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일반국도를 관리하는 지역 국토관리사무소들이 공사비 부풀리기, 늑장 보강 등 시공사 비리·태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시설물 안전 우려와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
국토교통부 감사담당관실은 지난해 10∼11월 '일반국도 주요 시설물 유지관리 실태 특정감사'를 벌인 결과 준공검사 부적정 등 모두 14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감사담당관실은 부실관리 책임을 물어 남원·광주·순천·전주·충주·예산·논산 등 7개 국토관리사무소에 주의·시정 등 조치했다.
아울러 관리 감독 소홀에 책임 있는 공무원에 대해 경고·주의 조치하고 예산 약 4억원 감액, 3천260만원 회수 조치도 함께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충주국토관리사무소는 작년 6월 국도 5호선 가평2교 내진보강공사를 진행하면서 예산 3천260만원을 시공업체에 부당하게 지급했다.
시공업체가 내진 보강을 위해 필요한 에폭시 주입 물량을 실제 7㎡보다 41㎡ 부풀려 기록했지만, 이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 것이다.
준공검사 업체가 시공업체의 기록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시공도 하지 않은 에폭시 주입 물량 41㎡에 대한 공사비 3천260만원이 부당하게 지급돼 감사담당관실이 이에 대한 회수를 지시했다.
공사비 부풀리기를 통해 부당 이득을 취한 시공업체 등에는 업무정치 처분을, 준공 검사자에게는 주의 처분을 했다.
전주국토관리사무소가 2015년 말 시작한 국도 26호선 해월1교·해월2교 통수 단면 부족 개선공사에서도 철거 대상인 철근콘크리트 구조물 물량을 과다 책정해 예산 3억원이 낭비될 뻔 했다. 국토부는 공사비 3억원 감액을 지시했다.
예산국토관리사무소는 작년 8월부터 이달까지 진행하는 국도1호선 홍경교 내진보강공사에서 필요 없는 콘크리트 브라켓 설치 명목으로 공사비 3천357만원을 책정했다가 지적을 받았다. 이 역시 감액 지시가 내려졌다.
안전진단 결과를 잘못 입력해 해야할 정밀점검을 제때 하지 못한 일도 있었다.
광주국토관리사무소는 2015년 4∼5월 국도 1호선 목포 연산교 등 7곳에 대한 정밀점검용역 준공검사를 하면서 평가 점수를 잘못 반영했다.
용포교(상), 용포교(하), 호남선교(상) 등 3개 교량을 모두 A등급으로 평가했지만, 사실 이들 교량은 B등급으로 평가받아야 했다.
교량 3곳의 콘크리트 탄산화(하) 점수가 모두 0.003이었지만 0.000으로 잘못 표기해 결과적으로 안전등급이 상승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B등급 시설물의 경우 2년에 1회 이상 정밀점검을 해야 하지만, 등급이 잘못 매겨지면서 제때 안전점검을 하지 못했다.
감사담당관실은 3개 교량에 대한 안전등급 정정과 함께 조속한 정밀점검을 지시했다. 관련자는 주의 조치했다.
전주국토관리사무소는 국도29호선 내죽IC교 슬래브와 흉벽 파손이 우려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검 결과가 나왔지만, 2년 넘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가 적발됐다.
논산국토관리사무소는 2015년 3∼6월 국도 1호선 계룡대교 등 5개소 정밀점검용역을 벌여 신축 이음부 누수로 받침장치 19개가 부식돼 차수판을 설치해야한다는 결과를 받고도 보수공사를 하지 않아 부식 받침장치가 41개로 늘어나 지적을 받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각 사무소의 이의신청 등 과정을 거쳐 확정된 감사결과"라며 "감사에서 각 사무소가 지적받은 사항을 제대로 시정하는지 관리·감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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